[팩트체크] 올 명절 '또' 삼겹살 1억인분 '음식쓰레기' 버릴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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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설·추석에만 버린설 명절 음식 많이 드셨나요. 새해 복 덕담만큼이나 많이 드셨다고요.
음식물쓰레기 무려 2200만kg
- 2200만kg= 삼겹살 1억917만인분
- 2200만kg= 1리터 생수 1091만개
또 많이 차리고 또 많이 버릴건가요?
네, 그럼 이제 설거지를 해볼까요. 씻어야할 그릇이 참 많군요. 그런데 쌓인 그릇만큼이나 음식물쓰레기도 넘칩니다. 음식물쓰레기(흔히 줄인말로 '음쓰') 봉투가 터저나갈 지경이군요. 설마다, 추석마다 아파트단지 음식물쓰레기통을 열어본 사람은 익히 알겁니다. 우리가 어마어마한 양의 명절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전국에서 발생하는 명절 음식물쓰레기 양이 얼마나되는지 아시나요? 뉴스래빗이 설 명절을 맞아 '전국 음식물쓰레기' 배출 규모를 수집,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놀랍습니다. 1년 중 가장 푸짐하게 음식을 차리는 명절은 '음식물쓰레기의 최대 명절'이라는 팩트를 데이터로 확인했습니다. '설, 추석 일년에 그저 2번뿐인 일'이라고 하기엔 그 양이 상당합니다. '음식 많이 차리고, 음식 많이 버리는' 명절 풍경 속으로 들어가보시죠 !.!정부는 'RFID 방식 음식물쓰레기 수거 시스템'을 몇 년 전부터 전국에 깔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종량제도 실시 중입니다. 각 가구의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무선인식(RFID)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장기간 거액을 들여 기계를 보급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이유는 '음식물쓰레기 절감'이 그만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겠죠.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버려지는 음식물의 식량자원 가치가 연간 약 18조원(2005년 기준), 처리비용도 연간 6000억원 이상 소요된다고 합니다.
뉴스래빗이 2017년 추석에 이어 '명절 음식물쓰레기'를 전격 분석합니다. 양대 명절 6일간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 양이 1년 중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많이 차리고 많이 버리는' 명절 음식 문화가 과연 적정한 수준인지 살펴봅니다.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은 RFID 방식으로 수집한 음식물쓰레기 배출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뉴스래빗은 '음식물쓰레기 배출정보 서비스' 오픈API를 활용해 2017년 1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최근 2년치 배출량을 수집했다. 시도 및 시군구별 일일 배출량을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했다.한국환경공단은 "음식물쓰레기 비중은 가정 70%, 업소 30% 정도"라며 "이 RFID 배출량 데이터는 가정에서 배출하는 음식물쓰레기 중 아파트·공동주택 위주로 전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의 약 40~45% 정도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RFID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가정도 아직 있기에 전국 전체 배출량은 아니다. 다만 대표성은 있다. 절대 수치 비교보다 추이 파악에 의미가 있다.
설·추석은
'음쓰' 최대의 명절
'음쓰' 최대의 명절
설날과 추석은 1년 중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가장 많이 버리는 시기입니다.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그 양이 가히 압도적입니다.
매년 패턴은 비슷합니다. 설날·추석 연휴 중에서도 배출량이 가장 많이 솟구치는 날이 하루씩 있습니다.
2018년 설 연휴 중 배출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설 전날이었습니다. 2월 15일 하루동안만 전국에서 3081톤을 버렸죠. 추석 연휴땐 전전날(9월 22일)에 배출량이 3095톤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2018년 일 평균 배출량 2046톤보다 50% 가량 많고, 2018년 제일 적게 나온 날(5월 12일) 1451톤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 많은 양입니다.
2017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월 27일(설 전날) 2761톤, 10월 2일(추석 전전날) 3151톤으로 2017년 평시 대비 압도적으로 많이 배출됐습니다.
2018년 설·추석에만
2200만kg 음식 버렸다
2200만kg 음식 버렸다
2018년 설·추석 전체로 범위를 넓혀볼까요. 2018년 당시 설 연휴는 4일(2월 15~18일), 추석 연휴는 5일(9월 22~26일)이었습니다.
2018년 한 해동안 전국 가정에서 RFID 방식으로 배출된 음식물쓰레기 총량은 68만3402톤입니다. 그 중 설과 추석을 합해 9일 연휴동안 배출된 양만 2만1833여톤입니다. 설 연휴 4일간 8783톤, 추석 연휴 5일간 1만3050톤이 나왔죠. 추석 연휴가 하루 더 길었던 만큼 배출량도 많았습니다.
2200만kg=삼겹살 1억917인분
2200만kg=2리터 생수 1091만개
2만1833톤. 규모가 느껴지시나요. 1톤을 1000kg(킬로그램)으로 계산해보면 무려 2183만3000여kg, 약 2200만Kg입니다. 200g을 1인분으로 판매하는 돼지고기 삼겹살 1억917만인분 분량의 음식물쓰레기가 양대 명절 연휴동안 집중 배출된 셈입니다. 5180만 대한민국 전국민이 동시에 삼겹살을 2인분씩 먹어치우는 양이네요.무게로 따져볼까요. 보통 마트에서 구매하는 물품 중 생수만큼 무거운게 없죠. 흔한 2리터 생수, 1091만개 무게입니다. 6개들이 2리터 생수 묶음 많이 사시죠? 그거 정말 무거운데 말입니다. 그 6개 묶음이 무려 181만9000세트입니다. 2200만kg=2리터 생수 1091만개
어마어마한 무게, 어마어마한 분량, 우리 모두가 설 추석 명절에만 배출한 음식물쓰레기양이 이제 와닿으시나요.
점점 늘어나는 명절 배출량
또 많이 차리고 또 많이 버릴건가요
또 많이 차리고 또 많이 버릴건가요
명절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줄어들 줄 모릅니다. 물론 RFID 방식 수거 시스템이 계속 보급 중이라 측정량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명절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평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고, 줄지도 않는 건 분명한 문제입니다.한국환경공단은 지속적으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RFID 방식 음식물쓰레기 수거 시스템 구축과 이에 따라 시행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하는 정책들입니다. RFID 방식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이유가 곧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란 뜻입니다. 한국환경공단이 낸 RFID기반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성과평가 및 발전방안 보고서(PDF)에서도 '감소 효과'를 언급할 정도죠.한국환경공단은 뉴스래빗과 통화에서 "음식물쓰레기 비중은 가정 70%, 업소 30%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만큼 각 가정에서의 음식 습관 개선이 중요하단 뜻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뉴스래빗이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최초 분석한 2017년 이후 상황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평상시도 중요하겠지만, 명절 며칠간만 음식량에 신경쓰면 기간 대비 효과가 더욱 클 것입니다.
'또 많이 차리고 또 많이 버리는' 명절 음식 문화. 음식물쓰레기 배출 데이터를 보니 여전한 민족 명절의 현실입니다. 많이 버린다는 건 결국 먹는 사람이 없단 뜻이겠죠. 풍요를 빌고자 했던 옛 풍습이 오늘에 이르러 설·추석을 '음쓰의 명절'로 만들고 있습니다. 음식재료 사는 사람은 허리가 휘고, 차리는 사람은 힘들고, 먹는 사람은 없는 명절 음식. 환경을 위해 조금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말입니다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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