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한강하구 海圖’ 전달 판문점 군사실무접촉

지난해 공동조사 내용 반영
수심·해안선·암초 등 표기
남북 군사당국이 30일 한강하구 해도(海圖) 전달을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상 군정위 회의실(T-3)에서 군사실무접촉을 열었다.

국방부와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말 실시한 남북 공동수로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강하구 남북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해도 제작을 마쳤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남북은 각각 10명으로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지난해 11월 5일부터 12월 9일까지 강화도 말도∼경기 파주 만우리 구역(길이 약 70㎞, 면적 약 280㎢)에서 수로측량 및 조석관측 등 공동수로조사를 진행했다.군사실무접촉엔 우리 측에선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윤창희 공동조사단장(해병 대령)과 해양수산부 담당자 등 5명, 북측에선 함인섭 육군 대좌(대령급) 등 5명이 참석했다.

한강하구엔 군사분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간 우발적 충돌 우려 탓에 민간 선박의 항행이 제한됐다. 하지만 지난해 ‘9·19 군사합의서’를 통해 민간 선박의 자유 항행에 대한 군사적 보장이 합의되면서 이를 위한 필수정보인 해도 제작이 추진됐다.

이번 남북 공동이용수역 해도는 축척 1:6만으로 제작됐으며, 공동이용수역의 수심, 해안선, 암초 위치 등이 표기됐다. 조사 결과, 남북 공동이용수역은 전체적으로 크고 작은 간사지(썰물 시 드러나는 지역)와 사주(하천에서 유입된 토사가 해안과 나란히 퇴적된 해안지형), 1m 미만의 얕은 수심이 넓게 분포돼 있었다. 수심 2m 이상의 최적 항로는 강화도 말도부터 교동도 서쪽까지, 강화도 인화리에서 월곶리 앞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국립해양조사원은 상반기 중 기존에 제작한 주변 해역 해도와 연계한 전자해도 및 종이해도를 추가로 제작할 계획이다. 강용석 국립해양조사원장은 “이번 해도가 남북 공동이용수역에서 안전하고 자유로운 항행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번에는 개략적 조사결과만 반영된 만큼 앞으로 지속적 정밀 조사를 통해 최신 정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