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임원, 은행 편중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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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코어 분석KB·신한·하나·우리 등 4개 금융지주의 전무 이상 고위급 임원 승진자 5명 중 4명 이상이 은행 출신으로 조사됐다. 금융지주사는 각 금융 부문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출범했는데 당초 취지와 달리 은행의 편중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4개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는 17곳의 임원 승진자(전무 이상, 2019년도 인사 기준)의 출신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96명 중 78명(81.3%)이 은행 출신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12곳을 살펴보면 고위급 임원 승진자 47명 가운데 은행 출신 비중이 61.7%(29명)를 차지했다.금융지주별로 고위급 임원 승진자의 은행 출신 편중 현상이 가장 심한 곳은 지난 14일 출범한 우리금융지주다. 15명 중 14명(93.3%)이 은행 출신이고, 박승일 우리카드 전무만 유일한 비은행 출신이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승진자 20명 중 17명(85.0%)이, 하나금융지주도 18명 중 15명(83.3%)이 은행 출신이었다. 4개 지주 가운데 은행 출신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KB금융지주로 이번에 승진한 43명 가운데 32명(74.4%)이 은행 출신 인사였다.
CEO스코어는 2000년 금융지주회사법이 제정된 것은 금융 전문 분야를 강화해 시너지를 내자는 취지였는데 국내 금융권은 수익은 물론 인사 조직까지 ‘은행 중심주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환경의 겸업화, 대형화, 개방화 추세에 대응해 국내 금융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4개 금융지주 모두 은행 비중이 70~90%로 비은행 계열사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은행 출신 승진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일부 비은행 계열사에 전문성이 부족한 은행 출신을 임원 자리에 앉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