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선수촌 등 송파·강동 8개 단지 재건축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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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구단위계획 3월 발주서울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사진), 송파동 한양1·2차,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등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 노후 단지들의 재건축사업이 한동안 발이 묶이게 됐다. 서울시가 이 일대 아파트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을 새로 짜기로 했기 때문이다.
2020년 12월 용역 완료 목표
"리모델링 유도할 것" 전망도
3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송파구 송파·잠실동, 강동구 암사·명일동 등 4개 지역을 포괄하는 ‘암사·명일·가락·아시아선수촌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 용역’을 이르면 오는 3월 발주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8월엔 지구단위계획 용역 마무리를 위한 교통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한다. 서울시는 2020년 12월까지 지구단위계획 용역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은 개별 단지 정비계획안보다 상위 계획이어서, 이 지역 재건축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그만큼 시일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개별 단지 정비계획안은 단지와 인근 소규모 도로 정도를 고려한다. 이에 비해 지구단위계획은 아파트, 도로, 교육시설, 공원 등 일대 각종 인프라를 아우른다. 지구단위계획이 확정되지 않으면 재건축조합이 새 단지에 적용할 상한 용적률 등 재건축 정비안 마련에 필요한 기본 요건을 알 수 없어 사실상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이번 용역 대상지 84만㎡ 중엔 아파트 단지 8개가 있다. 이 중 절반이 재건축 연한(30년)을 넘긴 노후 단지다. 암사·명일 아파트지구에선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단지 간 희비가 갈리게 됐다. 사업을 일찌감치 시작한 삼익그린맨션1차는 기존 1560가구를 헐고 삼성물산이 1900가구 새 단지 래미안명일역솔베뉴를 시공 중이다. 반면 건너편 삼익그린맨션2차(2400가구)는 작년 초 재건축 본격 추진에 나섰다. 최고 35층 3350가구로 재건축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용역으로 최소 2년여간 구체적인 사업시행계획을 마련하기 힘들게 됐다. 가락아파트지구에선 용역 범위에 들어가는 한양1차(576가구) 한양2차(744가구) 모두 재건축 초기 단지라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대단지인 아시아선수촌아파트도 사업이 한동안 막히게 됐다. 이 단지는 1986년 입주해 올해 입주 34년차를 맞았다. 1356가구가 용적률 140%로 준공돼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전용면적 99㎡의 대지지분은 79㎡, 전용 122㎡는 99㎡에 이르는 등 대지지분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아직 재건축 정밀안전진단도 받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선 서울시가 일부 단지는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유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가 이번 용역에 리모델링 관련 내용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용역 대상지 중 재건축 초기 단지 대부분은 아직 기준이 강화된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사업에 들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강남권의 한 대형 재건축단지 조합장은 “지구단위계획이 나오기 전에 조합이 임시로 정비계획안을 마련할 수는 있으나 심의에 올려도 계속 보류돼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며 “초기 단지 대부분은 강화된 정밀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다 지구단위계획 용역이 나올까지 대기하는 등 삼중고를 거쳐야 해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