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부동산 침체 우려…맞춤형 핀셋정책 강구"

보유세·거래세 인하 요구 있지만
정부 혼자 결정 힘든 구조

인위적 부동산 부양 없을 것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 지방에 (경기 침체) 우려가 있어 맞춤형 핀셋 정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30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지적에 “중앙정부 입장에서도 건설 경기(침체)를 비롯해 여러 어려움을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일부 심각한 우려가 있는 지방자치단체에 한해 지역별 맞춤형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화도 중요하지만 지나치게 침체되면 지역 경제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방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아파트 가격이 오른 곳은 강원(3.6%)과 전남(4.63%)뿐이다. 다만 홍 부총리는 “지방 부동산 시장 활력을 되찾기 위한 인위적인 부양책은 쓰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에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부동산 보유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거래세는 굉장히 높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취득세가 지방세로 분류돼 정부가 혼자 거래세 인하 결정을 할 수는 없고,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입장을 고려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취득세는 세수가 워낙 큰 데다 지방세여서 지자체 재원 배분 및 수입 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는 양도세 인하에 대해서도 “조세 형평성을 내세워 인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고,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여러 사안을 깊이 있게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지난해 9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는 “발표 이후 부동산 가격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홍 부총리는 이어 “부동산 시장에 불안 요인이 생기면 즉각적으로 추가 대책을 준비하겠다”며 “부동산 시장 안정에 대한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