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곤, "나는 계획된 반역에 당했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얼라이언스(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연합) 회장이 자신이 일본 검찰에 체포된 것에 대해 “닛산자동차 측의 계획된 반란에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도쿄지검 특수부에 전격 체포된 이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백과 닛산 경영진의 쿠데타 의도를 강조한 것이다.

곤 전 회장은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체포된 것은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일본 닛산자동차간 통합에 반대했던 닛산자동차의 책략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닛산자동차 임원들의)책략에 의해 구금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것은 반역”이라고 말했다.그는 닛산자동차 측이 체포 직후 자신을 ‘독재자’로 비난했고 ‘회사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도 “나는 닛산자동차를 재생시켰고 열심히 일을 했을 뿐”이라며 “(내가 한 것은)독재가 아니라 강한 리더십이었다”고 반박했다. 닛산의 일부 관계자가 자신을 경영현장에서 배제하고 현실을 왜곡하기 위해 강한 리더십을 독재로 탈바꿈시켰다고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자신의 체포 명분이 됐던 회사 공금의 사적 유용 및 자금의 해외 도피 혐의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곤 전 회장은 “모든 자금 송금은 사내 책임자인 임원의 서명을 받았다”며 “거액의 보너스를 받은 것도 (법적으로)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외 부동산 매입 등에 대해서도 일련의 절차를 거쳐 담당임원이 진행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왜 계속해서 구금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나는 도주 우려도 없고 소위 증거들은 모두 닛산측이 보유하고 있어 증거를 인멸하려해도 할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르노자동차와 닛산자동차 통합을 추진했던 점이 자신의 갑작스런 체포를 야기했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9월에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과 경영통합계획에 대해 얘기했다”며 “당초 미쓰비시자동차를 포함한 3사간 협상을 하고 싶었는데 사이카와 사장이 르노와 닛산간 일대일 대화를 요구했었다”며 르노와 닛산간 경영통합에 부정적이었던 닛산자동차의 기류를 전했다. 향후 르노·닛산얼라이언스의 미래에 대해선 “미래에 어떻게 될지 추측할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번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는 도쿄 가쓰시카구 고스게에 있는 도쿄구치소에서 20분간 영어로 진행됐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