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시장, 비둘기 연준에 반색…주식·채권 동반 상승

美 이어 아시아주가 상승…美국채 2년물 금리 급락
달러·엔 하락, 아시아 신흥국 통화 상승세

전 세계 금융시장이 3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를 덜어내면서 반색했다.미국에 이어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올랐고 미국 달러가 강세를 멈추자 신흥국 통화가치는 상승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8주 만의 최고치까지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2% 급등했다.

이어 31일 오전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강세로 출발했다.오전 9시 40분께 현재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0.97%, 코스피는 0.36% 상승했으며 호주 S&P/ASX200 지수는 강보합세다.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매파' 기조를 분명히 내려놓으면서 시장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미·중 무역 전쟁 때문에 안고 있던 부담을 덜어낸 덕으로 풀이됐다.

FOMC 성명은 '점진적인 추가 금리 인상' 문구를 완전히 빼버리고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넣으면서 금리 인상을 늦추겠다는 취지를 드러냈다.모하메드 엘에리안 알리안츠 수석 경제고문은 로이터통신에 "연준이 불과 몇 달 전 신호를 보냈던 것에서 180도 뒤집힌 것"며 시장이 바라던 것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채권시장도 반색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69%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하락했고 독일 국채 10년물은 0.19%, 영국 국채 10년물은 1.25%로 각각 0.01%포인트씩 내렸다.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특히 미국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2.51%로 10년물 금리보다 큰 폭인 0.06%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기후퇴의 전조로 여겨졌던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 평탄화 추세가 주춤해졌다.
연준의 긴축 기조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강세를 보여온 미국 달러도 상승세를 멈췄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3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엔화도 강세로 돌아서 환율이 달러당 109엔선 아래로 떨어졌다.

시장에서 위험 회피 성향이 옅어지자 신흥국 통화가치는 올라갔다.

31일 오전 9시 40분 현재 외환시장에서 한국 원화는 달러당 1,112.64원, 호주달러는 1호주달러당 0.7253달러로 각각 0.3%, 0.7% 올랐다.

공급과잉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 우려로 압박을 받는 국제유가는 상승했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3월물은 30일 1.7% 오른 배럴당 54.23달러에 장을 마친 데 이어 31일 거래를 재개하면서 한국 시간으로 오전 9시 30분께 그보다 0.4% 오른 54.4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