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배두나 '사극 연기' 논란에 대처하는 태도 (인터뷰)

'킹덤' 배두나
'킹덤'에 출연한 배두나가 사극 연기를 통해 불거진 연기력 논란에 대해 "예상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두나가 출연한 '킹덤'은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 이창(주지훈)이 조선의 끝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의녀 서비(배두나)와 함께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그는 '킹덤'에서 의녀 서비 역을 맡아 왕세자 이창의 조력자로 '좀비화'된 백성들로부터 민초들을 구하고,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미지의 풀 '생사초'의 비밀을 파헤친다.

3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두나는 "사극이라고 해서 특별할 것 없이 캐릭터 만드는 것 평소대로 했다. 어차피 배우는 고용주에게 고용당하는, 연기를 납품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디자인 하는 것은 제가 하고, 감독님의 디테일에 따라 만들어 갔다"고 운을 뗐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배두나는 드라마 '비밀의 숲', '최고의 이혼', 영화 '괴물', 할리우드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넷플릭스 '센스8'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라는 입지를 굳혀왔다. '킹덤'은 사극이지만 한국 드라마, 영화에서 흔히 봐왔던 전형적인 사극톤을 사용하지 않는다. 배두나의 첫 사극 연기에 한국 시청자들은 유독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배두나는 이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극톤에 대해서 말을 하자면 저는 사실 연습을 했었다. '복수는 나의 것'을 촬영할 때 연극배우 엄마한테 대사 한 번만 가르쳐 달라고 울면서 부탁을 했는데 안가르쳐 주셨다. 호흡하는 거만 알려주시고. 그 이후로 십몇년 만에 1대1 레슨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데 그 사극톤이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바뀌었다. 극중 서비의 전사가 안 나온다. 그래서 사극톤을 포기하고, 어색하게 양반들의 말투를 따라하는 의녀 톤으로 잡았다. 한국 관객에게 아주 익숙한 매뉴얼이 있지 않나, 질타를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배두나는 촬영 후 '후시'를 통해 교정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성훈 감독의 반대로 시도하지 못했다고. 그는 "후시를 믿고 하고 싶은 대로 했다. 사실 우리 감독님은 그냥 걷는 신도 4시간씩 간다. 이미 '터널'에서 경험해봐서 마음에 안들면 '오케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신뢰했다. 배우를 계속 힘들게 하면서 좋은게 나올 때까지 하신다. 그분이 '오케이'라고 하면 맞는거다. 한국 관객을 위해 후시하는게 어떠냐 했는데 감독님이 안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킹덤' 배두나
연기력에 대한 지적이 속상하진 않을까. 배두나는 "전혀"라면서 "제 연기는 항상 호불호가 갈린다. 좋아하는 감독님은 엄청 좋아하시고, 싫어하는 감독님은 싫어하는 연기를 한다"고 스스로에 대해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기는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그동안 논란 없이 좋은 평을 받았을 때도, '그 정도로 잘 하진 않았는데'하고 생각했다. 처음이지만 논란이 일었을 때도 '그 정도로 못하지 않았는데'라고 생각했다. 제 삶의 모토가 작은 칭찬에 동요하지 말고 큰 비난에 아파하지 말자는거다. 논란에도 '그래 나도 당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편해졌다"고 강조했다. 반면 배두나는 스스로가 자랑스럽기도 하다. 그는 "계약서에 도장을 찍을때도 고민하기도 했다. 이런 반응이 있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지점은 '논란 가능성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 나는 했다'는 거다. 솔직히 내가 잘하는 것만 해도 먹고 살수 있지만, 못하는 거도 과감하게 도전해 볼 수 있는게 멋있더라. 요즘에는 마음이 편하다. 칭찬이 차라리 불편하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2주 뒤부터 촬영을 시작하는 시즌2에서 연기톤에 대한 변화를 줄까. 배두나는 "대중예술인이기에 대중의 피드백을 흘려 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아 이런 부분이 한국 관객에게 어느정도 반응이 온다면 캐릭터를 빌드업해놔서 많이 바꿀 순 없지만 어느정도 차용할거다. 결과적으로 감독님 컨펌이 따라야 한다"고 귀띔했다.

'킹덤'은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주연, 총 6부작으로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하며 시즌 2는 오는 2월부터 제작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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