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둔화에 알리바바 매출 증가율 3년만에 최저

분기 매출 19조5천억원으로 예상치 하회…순이익은 예상 웃돌아
장융 CEO "신사업과 해외시장 확장으로 경기둔화 상쇄"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의 분기 매출 증가율이 3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경제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이 소비자들의 구매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알리바바는 12월에 끝난 최근 분기에 매출이 1천172억8천만 위안(약 19조5천억원)이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전년 동기의 830억 위안보다 41% 늘었지만, 증가율은 3년만에 가장 낮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시장 전망치에도 다소 못 미쳤다.

알리바바의 매출은 중국 소비자 지출의 척도로 여겨진다.

기업 인수 효과로 순이익은 33% 증가한 309억6천만 위안으로 예상치를 웃돌았다.

알리바바는 12월에 끝나는 분기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판매 행사인 11월 11일의 '쌍 11'(솽스이) 덕분이다.

지난해 행사에서 사상 최대인 2천135억위안(약 35조원) 어치의 상품이 거래됐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26.9%로 10년 역사상 가장 낮았다.

알리바바는 '쌍 11' 전에도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낮춰 잡았다.

중국은 지난해 국내 수요 부진과 미중 무역전쟁 속에 29년만에 가장 낮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성장 속도는 더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지난해 자국 기술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높아지지 않았으며, 경제 하방 압력 속에 소비자 지출이 둔화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도 중국 성장 둔화로 타격을 입고 있다.

애플은 중국 시장의 수요 위축 때문에 대목인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있는 분기에 아이폰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다고 29일 발표했다.

미국 기업 실적발표 시즌에 중장비 제조업체인 캐터필러와 최대 컴퓨터 그래픽카드 제조업체인 엔비디아가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타격을 호소하기도 했다.

알리바바는 핵심인 전자상거래 사업 외에도 다른 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에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분기 매출은 84% 급증한 66억 위안이다.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의 매출은 65억 위안으로 20% 증가했다.

장융(張勇) 알리바바 최고경영자는 이날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농촌 시장과 클라우드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등 새 영역의 사업을 확대하는 것 외에도 글로벌 시장 확장으로 경제 둔화의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가 제품 판매가 둔화했지만 중국의 소비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성장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불확실성을 맞았지만 알리바바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우리가 초점을 맞출 핵심 지역 가운데 하나는 동남아시아"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