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0년 만에 '경형 SUV' 만든다…'광주형 일자리'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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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 8개월 만에 타결현대자동차가 22년 만에 생산 공장을 국내에 짓는다. 근로자 연봉 3500만원 수준의 완성차 공장을 만드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을 통해서다.
현대차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
1996년 아산공장 이후 첫 국내 신설투자
경형 SUV 시장 진출
다만 지역 노동계와 현대·기아차 노동조합 등 ‘노조 리스크’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현대차는 광주광역시와 최종 협의를 거쳐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을 맺었다고 31일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지 8개월 만에 이뤄낸 극적 합의다. 특히 1996년 충남 아산공장을 지은 뒤 22년 만에 국내 신설 투자를 하게 됐다.
현대차는 신설법인의 자기자본금(2800억원 계획) 가운데 530억원(19%)을 투자한다. 최대주주는 590억원(21%)을 부담하는 광주시다. 나머지 1680억원은 공공기관과 재무적 투자자 등이 참여하게 된다.
회사 측은 “모든 투자자 모집이 끝나면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며 “투자는 신설법인 설립 시점에 집행한다”고 설명했다.광주시가 대주주인 신설법인은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완성차 생산 공장(62만8099㎡)을 짓는다. 가동 시기는 2021년 하반기 중이다.
현대차는 이 공장에 1000㏄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위탁생산 하기로 했다. 현대차가 경차를 생산한 건 2002년 아토스가 마지막이다. 판매 가격 대비 생산 비용이 높아진 게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회사 관계자는 “적정임금이 보장 되는 광주형 일자리로 경차의 국내 생산 가능성을 발견했다”며 “신차로 경형 SUV란 새 시장을 개척하고 수요를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이번 투자협약에 따르면 근로시간과 임금 수준은 주 44시간 근로, 평균 초임 연봉 3500만원 등이다.
특히 노사 ‘상생노사발전협의회’에서 현대차가 강조해 온 ‘5년간 단체협약 협상 유예’ 조항 등을 조정한다. 결정 사항의 유효 기간은 경영 안정을 위해 누적 생산 35만 대 달성까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