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 아래 분당' 어쩌다…아파트값 하락률 1위·거래 95% 급감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분당파크뷰' 아파트 모습. 사진=한경DB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불리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거래는 얼어붙고 일부 단지 매매값은 최고가 대비 1억원 떨어졌다.

3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 분당구 아파트 값(28일 기준)은 전주 대비 0.38% 하락했다. 경기권에서 가장 큰 하락폭이다. 하락세는 ‘9·13 대책’ 시행 한 달 뒤인 10월 5주째부터 이어졌다. 15주 연속 하락했다. 지난 한 해 동안 12.73%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주요 단지들도 작년 여름 집값 상승분을 속속 반납했다. 백현동·이매동 일대는 최고 1억원 낮은 가격에 실거래됐다. 백현동 ‘판교알파리움2단지(전용129㎡)’는 이달 16억6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10월 찍은 최고가(17억6000만원)보다 1억원 낮아졌다. 지난해 8월 7억9000만원에 거래된 이매동 ‘아름4단지 두산삼호(전용84㎡)’는 지난달 7억1300만원에 실거래됐다.

분당 집값을 견인하던 서현동·정자동·수내동 등도 마찬가지다. 수내동 ‘푸른벽산’ 전용 131㎡는 지난해 10월 최고가(11억2000만원)를 찍은 뒤 이달 1억2000만원 낮은 10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9억7000만원에 거래된 이 단지 전용 84㎡는 8억1000만원에 급매물로 나와있다. 지난해 9월 10억1000만원에 거래된 정자동 ‘아이파크분당2단지(전용84㎡)’는 지난달 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 클럽’ 자리를 내줬다.

거래도 꽁꽁 얼어붙었다. 31일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분당구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1일 현재 55건에 그쳤다. 전년 동월(1092건)과 비교하면 5% 수준이다. 지난해 8월 1536건 이뤄진 뒤 9월(426건)부터 점차 줄고 있다.전문가들은 ‘9·13’ 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로 매수세가 줄면서 분당 아파트 값이 조정세에 들어갔다고 분석한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지난 10월부터 매수자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면서 거래가 급감하고 하락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팀장은 “서울 강남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덩달아 떨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곳”이라며 “대출 규제로 자금줄이 막힌 상황이어서 집값 조정세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