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호 판사 '김경수 법정구속' 후폭풍 … 하나의 판결·다른 시각 '말말말'

'드루킹'과 공모해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김 지사는 30일 구치소로 향하면서 입장문을 내고 "특검의 물증 없는 주장과 드루킹 일당의 거짓 자백에 의존한 유죄 판결은 이해도, 납득도 하기 어렵다"면서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이번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 그럼에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진실이 있는데 설마 그럴까 했는데 우려가 재판 결과 현실로 드러났다"라고 주장했다.조기현 중앙헌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김 지사의 사회적 위상이나 지위에 비춰봤을 때, 유죄판결만 나오고 불구속으로 사건이 진행되면 주변인들에 대한 회유나 여론몰이 등을 통해 증거인멸 및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서 이같은 판결이 나왔다고 여겨진다"라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6년이나 대법원장을 지냈고 그 밑에서 수 백 명이 판사임명장을 받고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는데, 양승태 사단의 법정농단이라 주장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다"라고 꼬집었다.

김 지사 측은 1심 선고 후 즉각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에 항소장을 제출했다.민주당은 사실상 판결 불복을 선언했고 보수야당은 대선 정당성까지 문제삼을 기세인 가운데 정치권 안팎의 다양한 시각을 담은 '말말말'을 정리했다.
"사법농단 실체가 드러나자 여전히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있는 양승태 적폐사단이 조직적 저항 벌이고 있다. 우리 헌법 1조 2항인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있다. 지금 우리는 개혁을 완수할 것이냐, 아니면 적폐를 그대로 방치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자칫하다가는 국민의 염원으로 만들어낸 탄핵과 대선 결과를 부정당할 수도 있다. 법과 양심에 따라야할 판결이 보신과 보복의 수단이 되고 있으나 개혁에 맞서려는 적폐세력의 저항은 당랑거철(螳螂拒轍: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일 뿐이다. 양승태 적폐사단이 벌이고있는 재판 농단 빌미삼아 정치적 이익 도모하고 나아가 온 국민이 촛불로 이뤄낸 탄핵 부정하고 대선결과 부정하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과연 증거나 법리에 따라 이뤄진 판결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다. 양형도 통상적인 경우와 상당히 차이가 있어 사실상 감정적인 판결이 아닌가 한다. 성창호 판사는 양승태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한 적이 있고, 사법농단과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았던 분이다.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는 사건이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
"경수야! 이럴 땐 정치를 한다는 게 죽도록 싫다. '정치 하지마라'던 노무현 대통령님의 유언이 다시 아프게 와서 꽂힌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과 함께 만감이 쏟아져 내린다. 경수야, 우리는 널 굳게 믿는다. 사람 김경수를 좋아하고 믿는다. 정치인 김경수를 한없이 신뢰하고 응원한다. 항상 널 보며 친구로서 더 맑아지려 노력한다. 항상 널 보며 정치적 동지로서 더 반듯해지려 노력한다. 견뎌내다오. 견뎌서 이겨내다오. 미안하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그러나 설사 유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337만의 경남도민 및 도정을 생각할 때 현직 지사를 법정구속한 것은 너무 가혹하다. 사법부의 판결은 순종하고, 3심제이기 때문에 고등법원에서 강하게 싸워야 한다. 판결문을 보면 재판부가 ‘이렇게 보인다, 본다’ 하는 등 강하게 법리 다툼을 하면 항소심에서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 15년간 재판을 받아 봤지만 재판을 강하게 받으면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경우가 많고, 재판이 무난하게 잘 될 경우 오히려 결과가 나쁘게 나오는 양면성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사안에 대해 민주당이 재판에 너무 낙관을 한 것 같고,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특수관계를 알았다면 재판부에 대한 제척 및 기피 신청을 진작 생각했었어야 한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의 사례를 보면 1심에서 현직 지방단체장으로서 도주의 우려가 없고, 관련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법정구속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재판부는 김경수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통상의 양형기준을 넘어서는 실형을 선고하였고, 나아가 법정구속까지 시켰다. 상식이하다. 담당판사의 전력에 비추어 선고기일이 돌연 연기된 점도 의혹투성이다. 김경수 지사에 대한 선고기일은 당초 25일이었다. 그런데 담당판사는 갑자기 22일 오후 5시 선고기일을 30일로 연기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번 사건 담당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비서실 출신으로서 사법농단 연루의혹으로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담당판사가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리기 하루 전에 선고기일을 늦춘 이유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됐다. 컴퓨터댓글조작 징역2년, 선거법위반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이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위해, 댓글 8840만 건을 조작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드루킹 김동원 일당 6명이 구속됐다. 파주 출판단지에 '댓글 공장' 차려놓고 네이버, 다음 인터넷 포털을 점령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위해 킹크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여론을 조작했다.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공보특보와 수행팀장을 했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공범인 드루킹의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을 댓글조작의 수혜자인 문재인 청와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댓글 조작으로 직접적 이익을 얻은 건 김경수였으며, 드루킹 일당이 자발적으로 범행했을 리 없다고 판결했다. 드루킹과 김경수의 몸통이자 수혜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일탈한 정치인’에 내려진 당연한 판결이다. ‘불법여론조작 사건’은 여론을 왜곡해 민주주의 선거제도를 공격한 ‘질 나쁜 선거범죄’다. 앞에서는 ‘정의’를, 뒤에서는 ‘조작’을. 김 도지사는 드루킹을 처음에 모른다고 잡아떼던 사람 아닌가?"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김경수 지사 구속에 대해 민주당이 사법불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겁하고 무책임하다. 드루킹 댓글조작에 지배적으로 관여한 김 지사의 행동은 명백한 민주주의 유린이고 범죄라는 것이 사법부의 판결이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이 사건의 공범이다. 김 지사의 행동은 불법이고 분명 잘못됐지만 개인차원의 일이거나 사익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김지사는 민주당 문재인 캠프의 대변인이었다. 자신이 속한 집단, 정확히는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승리를 위한 일이었다. 도의적 혹은 정치적 책임은 김지사 혼자만이 아닌 ‘민주당’과 당시 ‘문캠프’ 모두가 함께 져야 한다. 민주당은 국민 앞에 뼈저린 참회와 반성을 하길 바란다. 그것이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린 정당이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이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판결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한다. 판사가 전 대법원장과 인연이 있어서 재판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식이다. 여당의 목소리에 힘입어 어제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김경수 지사 재판 관련 판사 전원 사퇴’ 청원에 하루만에 15만명이 서명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을 금방 넘을 기세이다. 이러한 청원 자체를 허용하는 청와대는 삼권 분립을 파괴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가? 국민들이 답답한 것을 얼마든지 행정부에 청원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지 전제 군주가 아니다. 촛불로 탄생한 정권인 만큼 헌법수호의지에 대해 국민이 두 눈 또렷이 뜨고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문재인 정권은 깨닫기 바란다." (장능인 자유한국당 대변인)
"대통령께 묻는다. 법원은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드루킹 댓글조작혐의에 관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이는 댓글조작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무너뜨린 현 정권의 부도덕함을 심판한 것이다. 여론조작을 통해 국민의 소중한 투표권 행사를 방해한 것은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는 매우 중대한 범죄행위다. 국민은 헌법적 가치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는 대통령을 원한다. 국민은 알고 싶다. 대통령께 묻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측근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행위를 알고 계셨나?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즉시 국민에게 응답하라." (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