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7% 하락 땐 '역전세난'…강동·송파 위험 1순위

경남·울산은 이미 '우려지역'
지난해 11월 이후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강동·성북·송파구에서 ‘역전세’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이 지난 연말 기준으로 7% 이상 하락하면 역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역전세난이란 전셋값이 계약 당시 금액보다 하락하면서 집주인이 새 임차인을 구할 때 기존 세입자에게 전셋값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것을 말한다.

31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포럼이 발표한 ‘2019년 아파트 전셋값 긴급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중위가격 기준)은 4억3426만원으로 2016년 말 4억531만원 대비 7.4% 오른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셋값이 2018년 말 대비 7% 이상 하락하면 계약 당시 전세가격보다 낮아져 집주인이 전셋값 차액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서울시는 5년 평균 아파트 재고량 대비 입주물량 비중이 2.6%로 비교적 안정된 수준이지만 강동구(15.0%) 성북구(9.1%) 송파구(9.1%) 등 동남권 지역은 전셋값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이들 지역에서는 헬리오시티 9500가구가 입주하고 있고 하반기에는 4932가구에 달하는 고덕 그라시움도 입주를 시작하는 등 대규모 입주가 내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전셋값 하락이 이미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울산, 경남 지역은 최근 전셋값이 2년 전 가격보다 하락해 역전세난이 발생했다. 강원과 일부 경기 지역에서도 전셋값이 1년 전보다 하락해 향후 역전세난으로 이어질지 모른다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경남은 2016년 말 대비 현재 전셋값이 12.7% 하락했으며 울산(-9.6%) 충남(-9.3%) 경북(-8.2%) 충북(-1.4%) 등도 현재 가격이 2년 전 전셋값보다 낮아 역전세가 발생했거나 발생 우려 지역으로 꼽힌다.

윤수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올해 입주물량이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어서 전셋값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역전세 발생이 우려되는 지역의 전세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전세계약서상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경과하기 전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