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깜짝 인수'에 현대重 주가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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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 6% 떨어졌다 낙폭 줄어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선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31일 하루 동안 ‘롤러코스터’를 탔다. 장 초반 인수비용 부담 등의 우려로 6%가량 추락했다가 조선산업 재편 후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것이란 분석에 낙폭을 줄이며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2조3000억원어치 영구 전환사채(CB)를 회계상 부채로 간주하면 고가 인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깜짝 인수’에 ‘출렁’현대중공업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6000원(4.15%) 내린 13만8500원에 마감했다.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도 1만6500원(4.39%) 떨어진 35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오전 한때 하락률이 6~7%에 달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낙폭을 줄였다.
"인수가 2.1兆 부담" 장 초반 '팔자'
산은 지분 55% 현물출자 지원 등
"비용부담 크지 않다"분석에 진정
대우조선의 2.3兆 영구 CB
부채로 보면 高價인수 논란 가능성
대우조선 인수로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개장 직후 주가를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인수 방식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대우조선 인수가격이 2조1000억원에 달한다는 내용이 부각되자 투자자들이 장 초반 대거 ‘팔자’에 나섰다.
조선업황이 완전히 살아났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에서 대우조선을 품으면 시간이 지난 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불안심리도 반영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736억원의 영업손실 내 적자전환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매출은 13조1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2% 줄었다.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이 현금 유출이 없는 인수구조를 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락세가 진정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물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을 조선중간지주회사(가칭 현대·대우조선지주)와 조선사업회사(현대중공업)로 나누고,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지분 55.7%를 현물출자해 조선중간지주회사 지분을 확보하는 인수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김홍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경쟁 관계인 대우조선을 인수하면 국내 조선업계가 기존 3강에서 1강 1중으로 재편돼 출혈 경쟁이 줄어든다”며 “1위인 현대중공업은 시장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3兆 영구 CB 변수인수 후 시너지 효과와 별개로 대우조선이 발행한 2조3327억원어치의 영구 CB 회계처리 문제는 논란거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영구 CB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회사의 결정에 따라 연장이 가능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고, 일정 시점부터는 투자자가 발행회사의 신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이다.
대우조선은 2016년(1조원), 2017년(1조2847억원), 2018년(480억원) 세 차례에 걸쳐 한국수출입은행을 상대로 영구 CB를 발행했다. 모두 수은의 기존 대출금을 채권으로 바꾸는 식으로 발행이 이뤄졌다.
“현재 주식시장에선 대우조선이 발행한 영구 CB 전액이 자본이라는 인식에 근거해 대우조선 주가가 형성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해당 영구 CB의 투자자인 수은이 은산분리 문제로 이 CB를 주식으로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다.본질적으로는 대우조선이 언젠가는 갚아야 할 부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 지분 가치를 현재 시가로 산정하면 영구 CB를 전액 부채라고 보는 입장에선 비싸다고 판단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대우조선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9배지만 이 회사 영구 CB를 모두 부채로 인식하면 2.90배로 상승한다. 현대중공업(0.86배)과 삼성중공업(0.71배)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김진성/전범진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