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비건-北김혁철 이르면 4일 정상회담 조율개시…판문점 유력

영변핵시설 폐기-상응조치 협상해 정상회담 선언문 초안마련
스티븐 비건 미 대북 특별대표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 간의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이르면 오는 4일 시작될 전망이다.1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3일 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간 조율을 진행한 뒤, 이어 이르면 4일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대사와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의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의 협상은 결국 정상회담 결과물로서 공동선언문 등 형태로 나올 합의문의 초안을 만드는 작업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논의는 북한이 조건부로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와 미국 측이 제공할 상응 조치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가 협상할 장소는 현재로선 판문점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비건 대표가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도 있었지만 그 경우 북한 측은 수뇌부와의 긴밀한 상시 소통이 가능한 반면, 미국은 본국과의 상시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금으로서는 판문점 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실무협상이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양측 수석대표가 판문점에서 만나 협상한 뒤 각자 평양과 서울의 미국대사관에서 본국 훈령을 받아 그 다음날 후속 협상에 임하는 그림이 가능해 보인다.

앞서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판문점에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사이 '출퇴근식' 실무협상이 이뤄진 바 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비건 대표의 3일 방한 일정을 공개하며 일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다.또 이번 북미 실무협상 과정에 한국이 어떤 방식으로 '촉진자' 역할을 수행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한미·북미 형식의 접촉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19∼21일 스톡홀름 남북미 회동과 같은 형식이 재연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