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T맵·카카오내비…귀경길 최적시간 예측 갈리는 이유

T맵 "1~6일 오전 7시 이전, 오후 3시 이후 추천"
카카오 "1일 오후 3~7시, 4일 오전 5시~오후 3시 피해야"
빅데이터 양과 질에 따라 결과 차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본격적인 귀경·귀성길 전쟁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국내 내비게이션 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T맵과 2위 카카오 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가 최적의 귀경·귀성길 시간 예측을 공개했다.

그러나 양사의 예측 시간이나 방식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은 최적의 시간을 추천한 반면, 카카오는 피해야할 시간을 추천해줘서다. 이러한 차이가 나는 이유는 양사가 이용한 데이터의 양과 질이 달라서다.◆ T맵 vs 카카오, 제법 차이나는 귀성·귀경길 추천 시간

우선 SK텔레콤의 T맵은 설 연휴(1~6일) 고향으로 떠나기 가장 좋은 시간대로 2~4일 중 오전 7시 이전과 오후 3시 이후로 추천했다. SK텔레콤은 설 연휴기간 ▲서울~부산 ▲서울~광주 고속도로 교통량은 오전 7시를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해 오후 2시 최고조에 달하고 오후 6시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패턴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이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간은 설 당일인 5일 정오다. T맵은 이날 서울~부산 양방향 모두 약 8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날은 역귀성 차량과 나들이객까지 고속도로로 몰리면서 상하행성 곳곳에서 정체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설 연휴 마지막날인 6일은 귀경길 교통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됐다.
인포그래픽 자료=SK텔레콤
반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는 연휴가 시작되는 1일 오후 3~7시, 4일 오전 5시부터 오후 3시까지 교통량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 시간을 피해 고향길에 오를 것을 추천했다. 귀경길은 5일 오후 9시 이후가 최적할 것으로 예상했고, 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다시 차가 몰리게 돼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K텔레콤은 적당한 시간을 추천해주는 반면, 카카오는 피해야할 시간을 알려주는 방식이어서 직접적인 비교를 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으로 겹치는 4일을 놓고 양사가 추천하는 시간을 비교해본다면, 양사의 의견이 크게 갈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빅데이터 양질에 따라 분석 달라져이는 양사의 빅데이터의 양과 질이 다르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카카오 측에 문의한 결과 양사의 빅데이터 추출 기간, 방법 등이 모두 달랐다.

특히 빅데이터 특성상 사용자가 많으면 많을 수록 유리하다. 그런 측면에서 따져봤을 때 내비게이션 업계 1위 SK텔레콤 T맵이 제공하는 정보가 더 정확하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더욱이 '피해야할' 시간을 고지한 카카오 측의 설명보다, '추천'시간을 공개한 SK텔레콤의 T맵이 더 이용자 친화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사는 빅데이터 추출 기간도 달랐다. T맵은 5년치 데이터로 정보를 뽑아냈다. 반면 카카오 모빌리티는 8년치 데이터를 이용, 빅데이터 산정 기간이 더 넓었다.SK텔레콤 관계자는 "빅데이터가 최근에 가까울수록 최근 경향과 비슷해지기 때문에 5년치 데이터만 사용했다"며 "과거 데이터가 많지만, 5년치만 사용한 이유는 명절 마다 교통 이용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신 5년치만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도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분석 방식에도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는 예측 시간을 타이트하게 잡았다고 설명했고, SK텔레콤은 설과 추석 등 명절을 구분해서 유사 데이터를 분석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설의 경우 토·일·월·화·수 이렇게 나뉘어 있는데 올해 설 일정과 비슷한 일정을 데이터에서 찾았다"며 "유사 데이터를 분석해 이용자입장에서 이용하기 좋은 날짜를 뽑았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모빌리티는 예측 시간을 좀 더 타이트하게 잡아 보다 근접한 예측결과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 예측시간에 모든 사람이 움직이면 오히려 막히지는 않을까?

일부 이용자는 양사가 제공한 예측시간에만 움직이게 돼 오히려 교통상황이 악화되지는 않을까 염려한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해 업계는 '기우'라고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귀경길 최적시간을 안내한다고 해서 모든 이용자들이 그 시간을 찾는 것은 아니다"며 "이용자들이 세운 계획들도 있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움직이지는 않는다 가족들이나 친척들이 계획해서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예측 시간이 있다고 해서 더 막히는 것은 아니다"고 조언했다.다른 관계자는 "예상된 구간에 몰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는 있다"면서도 "매 분마다 새로운 실시간 길안내를 하기 때문에 그 때마다 가장 최적화된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