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인천지방법원장, 민변 '탄핵 명단' 공개에 사직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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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원 인천지방법원장(56·사진·사법연수원 17기)이 1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법원에 따르면 윤 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에 글을 올리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중심으로 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탄핵소추해야 할 법관’이라며 윤 법원장을 언급해서다.이날 시국회의는 “윤성원 법관은 법원행정처, 양형위원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 통진당 태스크포스(TF) 등 중요 회의에서 지휘부 역할을 해 파면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음에도 대법원에서 중요 역할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탄핵 대상으로 윤 법원장을 거론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윤 법원장은 광주지방법원장에서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발령됐다. 윤 법원장은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제가 인천지방법원에 부임하는 것이 인천지방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민변이 윤 법원장 이름을 언급하면서 공격에 나서자 이에 대해 항의하면서 명예를 지키고 법원서 떠나려는 차원이라는 게 법원 내부의 해석이다.
다음은 윤성원 법원장이 올린 글 전문이다.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 번에 퇴임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인사 명령으로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퇴임하게 되어 대법원장님과 법원에 커다란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특히 인천지방법원의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는 말만 생각납니다.
저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일련의 사태가 정리되면 그 때가서 사직을 하려 했으나, 이 번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제가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인천지방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법관이면 언젠가 법원을 떠나야 할 운명이고 그것이 조금 빨리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까지 저를 아끼고 사랑해 준 모든 분들께 고맙고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일부터 설 명절이 시작되는데 귀성길 조심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설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이날 법원에 따르면 윤 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 게시판인 ‘코트넷’에 글을 올리고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을 중심으로 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탄핵소추해야 할 법관’이라며 윤 법원장을 언급해서다.이날 시국회의는 “윤성원 법관은 법원행정처, 양형위원회에서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 통진당 태스크포스(TF) 등 중요 회의에서 지휘부 역할을 해 파면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직접적 관련성이 없음에도 대법원에서 중요 역할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탄핵 대상으로 윤 법원장을 거론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윤 법원장은 광주지방법원장에서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발령됐다. 윤 법원장은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제가 인천지방법원에 부임하는 것이 인천지방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민변이 윤 법원장 이름을 언급하면서 공격에 나서자 이에 대해 항의하면서 명예를 지키고 법원서 떠나려는 차원이라는 게 법원 내부의 해석이다.
다음은 윤성원 법원장이 올린 글 전문이다.저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 번에 퇴임하기로 하였습니다. 지난 인사 명령으로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퇴임하게 되어 대법원장님과 법원에 커다란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특히 인천지방법원의 가족들이 받을 충격을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미안하다는 말만 생각납니다.
저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등 일련의 사태가 정리되면 그 때가서 사직을 하려 했으나, 이 번 민변의 탄핵 대상 발표를 보고 그 진위여부를 떠나 제가 인천지방법원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인천지방법원 가족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것이란 생각이 들어 인사권자인 대법원장에게 결례를 무릅쓰고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법관이면 언젠가 법원을 떠나야 할 운명이고 그것이 조금 빨리 왔다고 생각합니다. 오늘까지 저를 아끼고 사랑해 준 모든 분들께 고맙고 감사하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일부터 설 명절이 시작되는데 귀성길 조심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설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