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버팀목 흔들리자 뒤늦게 비상 걸린 정부…'수출 활력' 총력 체제로

현장 방문·금융지원 확대 나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올해 목표인 수출 6000억달러 달성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경기 활력이 다소 떨어진 데다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도 산적해 있어서다. 성 장관은 “100달러, 1000달러까지 하나하나 모아 수출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작년 말부터 수출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생산·투자·고용 등 주요 지표가 줄줄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수출이 유일한 경제 버팀목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정부 안팎에선 수출마저 꺾이면 본격적인 장기 침체에 들어설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산업부와 기재부가 연초부터 수출을 예의주시해왔으며 조만간 관련 대책을 내놓겠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수출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최근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지난달 21일 ‘민·관 합동 수출전략회의’를 열어 범정부 차원의 총력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같은달 30일에는 중소기업부와 한국무역협회, KOTRA 등과 함께 ‘수출활력 촉진단’을 출범시켰다. 다음달까지 전국 15개 지역을 순차적으로 돌면서 수출 현장의 고충을 듣고 현안을 즉각 해결하자는 취지다.

성 장관은 설연휴가 시작되는 2일에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을 방문해 기업 수출을 독려할 계획이다. 성 장관은 “수출 점검은 365일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수출과 산업 경쟁력이 연결되는 일이라면 청와대에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 부활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관세청도 지난달 30일 중소·중견기업과 별도로 ‘수출지원 간담회’를 열었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기업이 수출 과정에서 겪고 있는 애로를 듣고 개선하기 위한 행사”라며 “이 자리에서 건의된 내용의 이행 결과를 수출업체에 충실히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기재부와 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등은 ‘관계부처 합동 수출활력 제고방안’을 이달 중순까지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수출기업의 금융 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