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고향 앞으로'…전국 터미널·역·공항 귀성객으로 북적

양손엔 선물꾸러미 가득, 함박웃음 지으며 가족과 '고향 앞으로'
5일간의 연휴 민족 대이동 시작… "오후 7∼8시 귀성 차량 절정"
닷새간의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일 전국 주요 역과 터미널, 공항에는 고향으로 가는 시민들의 활기찬 발걸음이 이어졌다.민족 대이동이 시작되며 귀성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저마다 표정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했다.

서울역은 여행용 가방을 끌고 커다란 보따리를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대합실 의자는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고, 역사 내 음식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한 패스트푸드점에는 기차 시간에 늦지 않게 간단히 식사를 때우려는 시민들이 들어차면서 출입문 근처까지 주문 대기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세 자녀와 함께 부산 친정으로 가는 박미정(39) 씨는 "기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아이들과 햄버거를 먹으며 선 채로 요기하고 있지만, 오랜만에 친정에 가는 거라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대합실에서 만난 박상협(32) 씨도 "고향인 경남 고성에 연휴가 아니면 바빠서 거의 내려가지 못한다"며 "오랜만에 부모님이나 친척들, 친구들도 보고 긴 연휴 동안 푹 쉴 수 있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부산역도 직장인 퇴근 시간이 다가오면서 생선·과일 등 선물꾸러미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열차를 기다리는 귀성객들로 점점 채워지고 있다.

대전역에는 일찌감치 귀성길에 올라 대전에 도착한 뒤 마중 나온 가족들을 만나 웃음꽃을 피우는 시민들도 볼 수 있었다.

전국의 고속버스·시외버스 터미널도 활기를 띠고 있다.경남 지역을 주로 운행하는 부산 사상 시외버스터미널과 전국으로 가는 노포 종합터미널 발권대에는 10m가 넘는 긴 줄이 늘어섰다.

원하는 표를 구하지 못하자 고향 인근으로 가는 표를 구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종종 보였다.

김모(30) 씨는 "경남 통영이 고향이지만 원하는 시간에 표가 없어 일단 고성으로 가서 동생 승용차를 타고 통영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버스표가 매진된 대전터미널에서 만난 임용고시생 김모(25)씨는 "짧은 연휴를 가족과 보내는 만큼 임용고시 생각 없이 편하게 보내겠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 터미널도 오후 들어 과일 상자 등 선물꾸러미를 든 귀성객들로 북적거렸다.

이은한(28) 씨는 "이번 명절에는 취업이 돼 고향에 갈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포항에 있는 본가에 들렀다가 설 당일에는 청주에 계시는 할머니 댁에 간다"고 말했다.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은 귀성객과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승객으로 붐볐다.

김포공항에 알록달록한 여행용 가방을 든채 도착한 귀향객들은 고향을 찾는 기대감에 들뜬 표정으로 수하물을 맡기고 탑승 수속을 진행하는 데 무척 바빠 보였다.

김해공항 국제선 2층 출발장 앞에도 20m가량 긴 줄이 늘어섰다.

에어부산의 한 관계자는 "국내선 항공표도 이미 웬만한 지역은 예매가 끝났다고 보면 되고, 오늘 오후 늦게부터 본격 출국에 나설 해외여행 인파가 귀성객과 겹치면 공항이 극심한 혼잡을 빚을 것"이라고 말했다.전국의 고속도로는 오후 들어 서서히 차량흐름이 늘어나고 있고, 오후 7∼8시 사이 귀성 차량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도로공사는 예측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