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부도위험 2007년 이래 최저…영국·프랑스보다 낮아

"최근 1년간 주요국 중 하락폭 가장 커"
"기업 외화조달시 우호적 여건이나 과도한 낙관은 경계해야"

한국의 국가부도위험이 올해 들어 하락하며 11년 2개월여 만에 가장 낮아졌다.세계에서 14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영국과 프랑스보다 낮다.

2일 국제금융센터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1일 오후 기준 한국의 5년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에 붙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2bp(1bp=0.01%포인트)다.

올해 고점인 지난달 3일(41bp)에 비하면 9bp 하락했다.이는 2007년 11월 6일(32bp) 이후 가장 낮다.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위기 전에는 대부분 국가의 CDS 계약에서 신용위험이 저평가돼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사상 최저수준이라고 진단했다.

CDS프리미엄 하락은 금융시장에서 한국 국채가 부도날 위험을 낮게 본다는 의미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작년 초에 비해 하락폭(-21bp)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포르투갈(-9bp), 일본(-6bp), 태국(-5bp) 순이었다.

독일(+3bp), 영국(+17bp), 프랑스(+19bp) 등 주요국은 상승했다.터키(+139bp)와 이탈리아(+85bp)는 상승 폭이 매우 컸다.
한국의 CDS프리미엄은 약 1년 전인 지난해 2월 초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을 때(59bp)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2017년 9월 북한발 지정학적 우려가 고조됐을 때는 76bp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엔 699bp를 기록했다.

2012년 9월 이후에는 100bp 선을 넘지 않았다.
현재 한국의 CDS프리미엄은 일본(20bp)보다는 높지만 영국·프랑스(36bp), 중국(54bp)보다 낮다.

인도네시아(111bp)나 인도(101bp) 등과는 차이가 크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초부터 CDS프리미엄이 전반적으로 하락세인데 우리나라의 하락폭이 더 큰 편이다"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보고서에서 "한국경제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가치 부각, 글로벌 리스크 선호 분위기,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 메시지를 보내고 미·중 간 무역협상도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진정됐다.

이에 더해 한국은 대외신인도가 양호한 수준인데다가 지난해 말 주가 하락 폭이 너무 컸다는 의견이 늘어나는 등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지난해부터 국제금융시장이 변동성이 커졌지만 원화가치와 한국물 외화채 등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계 외화 공모채권 발행이 활발하다.
지난해부터 한국 CDS 프리미엄이 하락했지만 계약규모는 계속 늘어서 12월 말 순계약잔액(140억8천만달러)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개별 CDS 순계약잔액이 세계 1위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 CDS 프리미엄의 하락세는 한국경제에 관한 긍정적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외환수급사정 악화나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 반전 등이 발생하면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외화를 조달할 때 최근 우호적 여건을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과 같은 위험선호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제한적이므로 과도한 낙관론을 가져선 안된다는 것이다.국제금융센터는 또 CDS프리미엄 하락 배경인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