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상륙 20년…"IMF사태속 이대앞 1호점 폭발적이었죠"

1호점 바리스타 정운경 스타벅스 운영팀장
"한국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의미요? 제가 생각하는 건 혁신입니다."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정운경(42) 팀장은 3일 올해 20주년을 맞은 한국 스타벅스의 의의를 '혁신'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했다.

스타벅스는 1999년 7월 1호점인 서울 이화여대점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커피전문점 역사에 새 출발을 알렸다.

이듬해 매장 수는 10개를 넘어섰고 2004년 100개, 2016년 1천개의 고지를 밟았다.작년 말 기준 전국의 매장은 1천262개에 달한다.

지난해 커피 수입량이 수년 만에 처음 감소로 돌아섰고, 경기 부진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스타벅스는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정 팀장은 "모바일 주문 서비스 '사이렌 오더'를 도입하거나, 매장 내에 공기 청정기를 도입했다"면서 지난 20년간의 혁신 노력이 성장의 원동력이라고 자평했다.정 팀장은 스타벅스가 국내에 상륙한 1999년 입사했다.

1호점의 바리스타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그는 스타벅스의 한국 내 성장 과정을 빠짐없이 지켜봤다.

지금은 서울 남서부 등 수백 개의 매장을 관리하는 운영팀장으로 근무 중이다.1호점이 문을 열 때는 스마트폰도, 무선인터넷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매장에서 잡지·신문을 보거나, 대화를 나누는 손님이 많았다.

모임이나 만남의 장소로 스타벅스를 찾아 친구를 만나는 분도 많았다"고 그는 떠올렸다.
당시 20∼30대 여성을 중심으로 1호점의 하루 방문객이 700명에 달했던 것으로 그는 기억한다.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진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사태 직후에 '아메리카노 쇼트(Short)' 크기 하나가 2천500원이었는데도 1호점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정 팀장은 "하루 영업을 마친 뒤 계산대를 보면 현금 1만 원짜리 지폐가 가득 쌓여 있었다"면서 "밀려든 손님들이 줄 서 있는데 음료를 만드는 속도가 이를 따르지 못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굉장히 바빴던 시절"이라고 돌아봤다.

'캐러멜 마키아토' 등 신제품이 영문명으로 출시되면서 당황했던 기억도 갖고 있다.

주문을 프린터로 찍는 시스템이 도입되기 전이어서 손으로 일일이 적어야 했는데, 생소한 신제품의 이름을 외우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팀장은 "처음 맛본 스타벅스 커피 음료는 그동안 사 먹었던 커피 맛과는 너무 달라서 놀랐다.

'이런 커피도 있구나' 싶더라"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이 첫 월드컵축구대회 4강에 진출했던 2002년 월드컵대회 때에는 스타벅스 직원들도 '붉은악마 티셔츠'로 갈아입었다.

"스타벅스 20년 역사상 근무복 외의 옷을 입은 전무후무한 사례일 것"이라며 그는 웃었다.

연 매출 1조원에 1천300개 점포를 향해 달려가는 스타벅스의 기세가 앞으로도 계속될까.정 팀장은 "우리는 지난 한 해 기본으로 돌아가 내실을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며 "20주년을 맞은 올해는 성장을 가속해 성과의 빛을 내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