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롯데카드 운명은…양대 재벌 품속 혹은 금융지주 자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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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측 인수시 기존 롯데 물량에 한화 물량까지 가져갈 수 있어
하나금융에 안기면 은행계 이점에 하나카드와 합쳐 규모의 경제도
재계 서열 10위권 그룹을 배경으로 한 카드사가 출현할 것인가, 은행을 등에 업은 신흥 강자가 탄생할 것인가.이번 롯데카드 예비입찰에서 그려볼 수 있는 카드업계 판도 변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는 전략적 투자자(SI)로 한화그룹과 하나금융 등이 참여했다.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되면 재계 서열 10위권 내 2개 재벌을 배경으로 둔 카드사가 탄생할 수 있다.여기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각하더라도 그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전제됐다.
우선 롯데 자신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아웃렛의 카드사용액 중 45%가 롯데카드에서 발생한다.롯데카드에 줬던 독점적 혜택 때문인데, 이를 거둬들이면 롯데카드를 이용하는 기존 롯데백화점·아웃렛 고객들의 원성을 살 수 있어서다.
전례도 있다.
구(舊) LG카드(현 신한카드)가 2006년에 신한금융에 팔렸지만 이후에도 LG와 신한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롯데그룹도 카드와 절연하고 싶지는 않은 눈치다.
롯데는 구매자들에게 배포한 입찰설명서에서 롯데카드의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지분율을 써내라고 안내했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8% 전량을 팔지 않고 일부 가지고 있으면서 카드와 협업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롯데카드로서는 든든한 '비빌 언덕'을 두 개나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롯데카드의 2017년 전체 매출에서 롯데 계열사의 비중은 14%가량 된다.
한화그룹 물량까지 더해지면 롯데카드의 외형이 한층 커질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과 같은 한화의 유통채널과 시너지는 덤이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의 품에 안기더라도 상황은 좋다.
기업계 카드의 설움을 덜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지주의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A+, 하나금융지주는 AAA다.
대개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대주주의 신용도도 고려 대상이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되면 지금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자금조달금리를 낮춰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은행과 협업이 가장 큰 강점이다.
신용카드에 체크카드를 결합할 수 있다.
현재 롯데카드는 은행 계좌가 없어 출금 기능이 없다.
은행 창구를 이용한 영업도 가능하다.
현재 회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신규 회원을 모집해야 한다.
기존 회원이 이탈해서다.
카드 모집인을 통한 신규 회원 유치보다 은행 창구 직원을 활용하는 것이 비용이 덜 들고 효과적이기도 하다.
우리카드가 지난해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출시한 지 8개월 만에 200만장 팔 수 있었던 것도 은행계 카드사라는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나금융의 하나카드와 합병하게 되면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용판매(개인·법인·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 롯데카드가 9.57%, 하나카드가 8.92%로, 둘이 합치면 18.49%다.
1위인 신한카드(22.73%)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다음 순위인 KB국민카드(18.31%)나 삼성카드(17.08%)보다 높다.
롯데·하나카드의 중복 고객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점유율은 단순 합계보다 낮아지겠지만 하위권에 머물던 롯데카드가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의 행보가 변수다.
MBK는 롯데카드·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했고 롯데캐피탈에도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내놓은 매물 3개를 한 번에 사는 '패키지 딜'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한 매수자에 한 번에 파는 것이 속 편하다.
관건은 가격이다.패키지 딜을 추진하는 MBK가 써낸 가격이 카드, 손보, 캐피탈 각각에 관심 있는 매수자가 제시한 가격의 합보다 많다면 이번 인수전의 주인공은 MBK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
하나금융에 안기면 은행계 이점에 하나카드와 합쳐 규모의 경제도
재계 서열 10위권 그룹을 배경으로 한 카드사가 출현할 것인가, 은행을 등에 업은 신흥 강자가 탄생할 것인가.이번 롯데카드 예비입찰에서 그려볼 수 있는 카드업계 판도 변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롯데카드 예비입찰에는 전략적 투자자(SI)로 한화그룹과 하나금융 등이 참여했다.
한화그룹이 이번 인수전의 승자가 되면 재계 서열 10위권 내 2개 재벌을 배경으로 둔 카드사가 탄생할 수 있다.여기엔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매각하더라도 그 인연을 완전히 끊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이 전제됐다.
우선 롯데 자신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
롯데백화점과 아웃렛의 카드사용액 중 45%가 롯데카드에서 발생한다.롯데카드에 줬던 독점적 혜택 때문인데, 이를 거둬들이면 롯데카드를 이용하는 기존 롯데백화점·아웃렛 고객들의 원성을 살 수 있어서다.
전례도 있다.
구(舊) LG카드(현 신한카드)가 2006년에 신한금융에 팔렸지만 이후에도 LG와 신한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롯데그룹도 카드와 절연하고 싶지는 않은 눈치다.
롯데는 구매자들에게 배포한 입찰설명서에서 롯데카드의 인수가격뿐 아니라 인수지분율을 써내라고 안내했다.
롯데지주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93.8% 전량을 팔지 않고 일부 가지고 있으면서 카드와 협업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롯데카드로서는 든든한 '비빌 언덕'을 두 개나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롯데카드의 2017년 전체 매출에서 롯데 계열사의 비중은 14%가량 된다.
한화그룹 물량까지 더해지면 롯데카드의 외형이 한층 커질 수 있다.
갤러리아백화점과 같은 한화의 유통채널과 시너지는 덤이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의 품에 안기더라도 상황은 좋다.
기업계 카드의 설움을 덜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금융지주의 후광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롯데지주의 신용등급은 AA+, 하나금융지주는 AAA다.
대개 개별 기업의 신용등급을 평가할 때 대주주의 신용도도 고려 대상이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 자회사로 편입되면 지금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자금조달금리를 낮춰 비용 절감에 도움을 준다.은행과 협업이 가장 큰 강점이다.
신용카드에 체크카드를 결합할 수 있다.
현재 롯데카드는 은행 계좌가 없어 출금 기능이 없다.
은행 창구를 이용한 영업도 가능하다.
현재 회원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끊임없이 신규 회원을 모집해야 한다.
기존 회원이 이탈해서다.
카드 모집인을 통한 신규 회원 유치보다 은행 창구 직원을 활용하는 것이 비용이 덜 들고 효과적이기도 하다.
우리카드가 지난해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출시한 지 8개월 만에 200만장 팔 수 있었던 것도 은행계 카드사라는 요인이 작용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나금융의 하나카드와 합병하게 되면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용판매(개인·법인·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 롯데카드가 9.57%, 하나카드가 8.92%로, 둘이 합치면 18.49%다.
1위인 신한카드(22.73%)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다음 순위인 KB국민카드(18.31%)나 삼성카드(17.08%)보다 높다.
롯데·하나카드의 중복 고객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점유율은 단순 합계보다 낮아지겠지만 하위권에 머물던 롯데카드가 단숨에 중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재무적 투자자(FI)인 MBK파트너스의 행보가 변수다.
MBK는 롯데카드·손해보험 예비입찰에 참여했고 롯데캐피탈에도 관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내놓은 매물 3개를 한 번에 사는 '패키지 딜'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의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
한 매수자에 한 번에 파는 것이 속 편하다.
관건은 가격이다.패키지 딜을 추진하는 MBK가 써낸 가격이 카드, 손보, 캐피탈 각각에 관심 있는 매수자가 제시한 가격의 합보다 많다면 이번 인수전의 주인공은 MBK가 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