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시장 가늠자' 서울 종로타워, 매각 흥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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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 13일 공개입찰 받기로
매각가 3.3㎡당 2700만원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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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종로타워 매각 주관을 맡은 삼정KPMG·젠스타·브룩필드파이낸셜은 이 건물을 공개 매각하기 위한 입찰을 오는 13일 받기로 했다. 종로타워는 1999년 준공된 연면적 6만㎡ 규모 오피스 빌딩이다. 싱가포르계 알파인베스트먼트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 펀드를 통해 이 건물을 삼성생명과 영보합명으로부터 2016년 4월 총 3840억원에 사들였다. 구분 소유 건물을 단일 소유로 바꾸고, 건물 리모델링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인 가치부가형(밸류애드) 투자 사례다. 이 건물은 당초 판매시설로 계획됐다. 삼성증권 등 삼성 계열사들이 나가고 난 뒤 공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2년 새 스타벅스와 위워크 등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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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타워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과 가깝다. ‘이건희 빌딩’으로 불릴 만큼 삼성물산이 공들여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건물이 백화점 용도로 계획돼 소규모 임차인을 들이기 힘들고, 이 건물 바로 뒤에 신축 빌딩인 센트로폴리스가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부영그룹이 최근 부영을지빌딩 매각을 최종 철회한 것은 악재다. 그러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3.3㎡당 2900만원대에 사들이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됐다. 이 건물 매각의 흥행 여부가 올해 오피스 빌딩 시장에 대한 ‘가늠자’로 여겨지는 이유다. 유명한 에비슨영 리서치파트장은 “종로타워는 건물 컨디션으로는 최고급 빌딩인 스테이트타워 남산보다 못하지만 부영을지빌딩보다는 낫다”며 “입지는 부영을지빌딩보다 못하지만 스테이트타워 남산 빌딩보다 나은 건물”이라고 말했다. 현재 NH투자증권과 국내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자산관리회사(AMC)들이 입찰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