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6도 공식 깨졌다…순한 저도주가 대세

여성·젊은층 겨냥 4~5도 신제품 시장서 호응
접대와 회식 대신 '혼술' 문화가 확산하는 흐름을 따라 전통주 막걸리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여성과 젊은 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알코올 도수 4~5도의 저도주 제품이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막걸리 시장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6~8도인 기존 제품과 달리 5도 또는 이하의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평주조는 2015년 대표 제품인 '지평 생 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6도에서 5도로 낮춘 뒤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2010년 2억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이 2015년 45억원, 2016년 62억원, 2017년 110억원에 이어 지난해 166억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지평주조는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수도권 일부로 한정됐던 '지평 생 쌀막걸리'의 기존 유통망을 전국 주요 GS25와 미니스톱 매장까지 확대했다.

지평주조 관계자는 "기존 제품이 좀 더 톡 쏘는 맛이 강했다면 리뉴얼 제품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장수막걸리'로 유명한 서울장수주식회사도 지난해 10월 22년 만에 출시한 생 막걸리 신제품 '인생 막걸리'의 도수를 기존 6도보다 1도 낮은 5도로 잡았다.

이 제품은 젊은 소비자의 취향을 겨냥해 보라색과 하늘색 등을 사용한 감각적인 포장 디자인 3종을 적용했다.

서울장수주식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해 4월에도 알코올 도수가 4도로 더욱 낮은 캔막걸리 '드슈'와 '막카오'를 출시하기도 했다.국순당도 2017년 5월 쌀과 커피를 사용해 만든 커피 막걸리 '막걸리카노'의 알코올 도수를 4도까지 낮춘 데 이어 지난해 5월 알코올 도수 5도짜리 막걸리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잇따라 선보였다.

업계의 변화 노력에 힘입어 시장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막걸리는 2000년대 중후반 한류를 대표하는 전통주이자 건강에 좋은 발효음식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나 2012년 이후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12~2016년 국내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3천억원 언저리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7년 국내 소매시장 규모가 3천500억원대로 늘어나고 지난해도 3분기까지 3천억원을 넘기는 등 반등에 성공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 마시는 술로의 변화가 최근 주류시장의 핵심 트렌드"라며 "달라지는 트렌드에 맞는 마케팅을 통해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