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 '뺑반' 류준열 "조정석·공효진과 함께하는 기대와 설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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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뺑반' 서민재 역 류준열"그 나이 또래에 그만큼 다양한 도전을 하는 배우가 있을까요?"
영화 '뺑반'을 함께했던 배우 조정석의 류준열에 대한 평가다.류준열의 별명은 '소준열'이다. 쉬지않고 일을 한다는 의미다. 2015년 tvN '응답하라1988'을 통해 혜성처럼 등장한 류준열은 이후 영화 '소셜포비아', '택시운전사', '독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 왔다. 영화의 흥행과 더불어 매 작품마다 색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에서 더욱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뺑반'에서 연기하는 서민재 역시 심상치 않은 캐릭터다. 폭주를 즐기는 권력자의 뺑소니 사건을 쫓는 순경으로 허술하고 어설퍼 보이지만 천부적인 감각으로 범인을 압박해 간다. 감정 연기는 물론 현란한 카체이싱까지 도전했던 '뺑반'을 마친 류준열을 만났다. 류준열의 도전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지만, 담담하게 "재밌게 봐 주시는 거 같아 다행"이라며 "계속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 캐릭터가 눈에 띈다는 평이 많다. 정말 그런가? 사실 주변에서는 어떻게 나오든 놀리기나 해서. 밥이나 먹자고 하고.(웃음) 팬들은 비주얼이나 이런 것들이 독특하니까 재밌게 봐주신 거 같다. 배우로서 가장 좋은 평가는 '좋아지고 있다'는 말인데,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어서 만족스럽고, 다행이다.
▲ 캐릭터의 서사가 파란만장하다. 어떤 식으로 접근했나.
저희끼리 1부의 민재와 2부의 민재가 있다고 말했다. 1부와 2부의 폭을 줄이고, 그 차이를 어떻게 줄 것인가가 고민이었다. 1부에선 과거가 있지만 그게 있는지조차 모르는 애매한 인물로, 과거가 밝혀진 이후를 2부로 설정했다. 그래서 안경도 썼다. ▲ 민재가 쓰던 휴대전화도 20년 정도 된 모델 아닌가. 그건 어떤 설정이었을까.
감독님의 아이디어였다. '작위적이고 영화적이지 않을까' 시나리오를 보면서 고민도 했는데, 오히려 좋은 지점이 됐다. 민재는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고, 친분도 두텁지만 혼자서 수사하는 인물 아닌가. 요즘은 단체채팅방이 없으면 일도 못하는 상황인데, 민재는 그런 것에 휩싸이지 않는 인물이라는걸 상징적으로 휴대전화가 보여준 것 같다. ▲ 더 잘생겨졌다는 반응도 있다. 촬영감독님이 애를 많이 써주셨다. 영화 '침묵', '독전'에 이어 '뺑반'까지 찍어주신 분이다. 제 얼굴의 장단점을 잘 알고 계신다. 이번에도 애정을 많이 가져주신게 아닐까.(웃음) 잘생김을 연기한다는 평가도 오랜만에 들었는데, 그만큼 관객이나 시청자들이 제가 연기하는 인물에 공감하고 애정을 갖고 있다는 뜻이니까 기분은 좋다. 매력적으로 봐주셨다는 의미라 감사하다.
▲ 위험한 카체이싱 장면도 90% 가까이 소화했다.
면허가 1종 보통이다. 운전하는 것이 익숙하고 좋아한다. 물론 '뺑반'에서 필요한 운전은 다른 드라마, 영화와는 달라서 차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평소에도 몰고다녔다. 저의 자동차 취향에 놀라기도 하고, 실망도 하시는 걸 느꼈다. 친한 친구들이면 상관없는데, 축구할 때 만난 상대편 분들에겐 하나하나 붙잡고 얘기할 수 없으니까. 이 자리를 통해 설명드리고 싶다. 제 차가 아니었다.
▲ 운전하면서 연기하는 건 어떤가.
어렵다. 제가 멀티가 안된다. 과격하고 아슬아슬한 순간에 표정이나 이런게 드러나기 마련인데, 짧은 순간 안에서 재철(조정석 분)을 압도하는 연기를 하는 게 어려웠다.
▲ 조정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건 어땠나.
조정석이란 배우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이런게 배우지, 배우는 이런 거지'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뺑반'에 합류하기 전에 드라마를 종영하고 한 달 정도 텀이 있는데, 그 사이에 뮤지컬을 하고 오셨다. 그건 연기가 좋아서 선택한 거 밖엔 설명이 안된다. 남자가 봐도 멋있다. 진짜 마초다. 센 척하고, 툴툴되는 게 아니라 굉장히 섬세한 지점이 있는 남성미가 있다.
▲ 극 안에서 공효진과는 내내 붙어서 움직인다.
함께할 수 있다는 설렘이 있었다. 조정석 선배도 그렇고, 공효진 선배도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가 있지 않나. 다이내믹하고, 날 것의 힘이 있다. 그걸 이번엔 어떻게 준비해 왔을 지 기대가 됐다. 아니다 다를까 정말 독특하게 데려왔다. 그런 배움의 환경이라 좋았다. 선배들이랑 연기하면 그런 것들을 느낄 수 있다. 작품을 계속하는 이유다. 저 역시 그 분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 지금까지 소처럼 작품을 해왔다. 휴가를 갈 생각은 없나.아직까진 잘 쉬고 있다.(웃음) 작년까지만 해도, 배우 생활 이전의 개인적인 삶, 이전까지 해왔던 것들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그게 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은 작품을 하면서 쏟아내고나니, 이걸 다시 채우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낀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다양한 기회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 올해에도 많이 만나고 싶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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