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규모 美시장 성장 예상…파우치형 약 포장방식 대중화가 변수

Cover Story - 제이브이엠

조제자동화시스템 업황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조제자동화시스템(ATDPS: Automatic Tablet Dispensing & Packaging System)은 처방전을 입력하면 약품 분류, 분배, 포장, 투약 정보 인쇄, 유통 기간 관리, 재고 관리 등 약품 재포장 전 과정을 자동처리하는 자동 약품 분류 포장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인 제이브이엠이 독점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조제자동화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620억원 수준으로 이 가운데 제이브이엠의 시장 점유율은 87%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유야마 파나소닉 도쇼 등이, 미국에서는 옴니셀이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다.

약 포장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다. 한국 대만 일본은 파우치형, 중국은 박스형으로 약품을 포장한다. 미국은 보틀(병)형, 유럽은 빙고카드처럼 생긴 블리스터형을 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는 파우치형 조제자동화시스템 보급률이 80%에 이르지만 유럽과 북미에서는 10% 미만에 불과하다.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파우치형 조제자동화시스템이 커진다면 제이브이엠이 기술 선점효과에 따른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아마존은 지난해 6월 미국 온라인 약국인 필팩을 10억달러(약 1조1180억원)에 인수했다. 필팩은 미국 50개 주의 유통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 처방약 가정 배달에 특화한 의약품 유통업체다. 대부분 미국 의약품 배달 유통업체는 약통째로 약을 배송한다. 하지만 필팩은 한국의 약국처럼 1회 복용량만큼 소분해 소비자에게 배송해준다. 고객이 받는 약봉지마다 약을 복용해야 하는 날짜와 시간, 약품 목록이 상세히 적혀 있다. 파우치형은 보틀형에 비해 위생적이고 약품과 관련한 세부정보를 담고 있어 환자가 약을 제때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필팩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아마존의 생태계를 활용하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필팩과 아마존이 ‘메기 효과’를 일으킨다면 미국에서 파우치형 약 포장 방식이 대중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파우치형 조제자동화시스템에 강점을 지닌 제이브이엠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약품관리자동화시스템(ADC: Automatic Dispensing Cabinet)은 승인된 권한자가 처방에 따른 의약품이나 진료 재료를 관리할 수 있고, 자동 또는 수동 인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투약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정확한 투약 관리가 가능한 데다 투약이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관리할 수 있다. 약품관리자동화시스템을 이용하면 약제 이송업무가 줄어드는 등 인력과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약품관리자동화시스템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3조원 정도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만 100병상 이상의 시설에서 80%가 넘는 병원이 이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만 2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최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약 수요 증가로 전 세계 병원과 약국의 조제·약품 관리 시스템이 자동화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어 관련 시장은 더 성장할 전망이다.
제이브이엠은 2015년 약품관리자동화시스템인 인티팜을 개발해 시장에 진출했다.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자동·무인화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인티팜의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는 마약통합관리법 진행을 위한 병원 시스템 구축으로 인티팜 실적이 부진했다. 따라서 올해는 실적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기존 응급실 위주에서 수술실, 중환자실, 병동 등으로 사용처를 다양화하는 게 기대요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하반기 북미 진출이 가시화된다면 실적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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