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황금 동아줄' 병역특례마저…

SW 인재 절벽…비상등 켜진 IT코리아

젊은 개발자 유치 '수단'이었지만
정원 크게 줄면서 '존폐 위기'
“요즘 개발자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그나마 병역특례 업체로 지정돼 숨통이 트였어요.”(이수호 어니스트펀드 이사)

병역특례는 개발자 구인난에 시달리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황금 동아줄’이다.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젊은 개발자들을 자연스럽게 유치할 수 있는 통로다. 현재 어니스트펀드 외에 레이니스트, 플링크, 8퍼센트 등 600여 개의 정보기술(IT) 기업이 병역특례 업체로 지정돼 있다.
흔히 병역특례로 불리는 대체복무 대상자는 전문연구요원 산업기능요원 예술체육요원 승선근무예비역(선원) 공중보건의(의사) 등으로 나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전문연구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을 지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전문연구요원은 이공계 석사학위 소지자가 대상이다. 정보처리 분야 자격증 소지자 중 대학이나 관련 업계에 2년 이상 몸담은 사람은 산업기능요원에 지원할 수 있다. 대체복무 요원으로 뽑히면 중소·벤처기업이나 국공립 연구소에서 근무할 수 있다. 군 복무의 공백 없이 ‘현장감’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석·박사 과정을 밟는 고급 인력은 전문연구요원이 필수 코스로 불릴 만큼 보편적이다.

경쟁률은 만만찮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전문연구요원 경쟁률은 2012년 1.61 대 1에서 2015년 4.38 대 1까지 높아졌다. 산업기능요원은 인기가 좋은 업체가 1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다.대체복무자 중에서는 국내 거물급 IT 기업의 수장이 된 사람도 적지 않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대표, 김범수 카카오 의장 등 국내 IT 벤처 1세대 대부분이 산업기능요원과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창업의 꿈을 키웠다.

대체복무 제도는 현재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다. 인구 감소로 군 복무 예정자가 매년 줄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체육·문화 특기자 대체복무가 특혜 논란에 휩싸이면서 폐지 여론도 한층 더 거세졌다.

산업기능요원 모집인원은 지난해 6000명(현역 대상자 기준)에서 올해 4000명으로 줄었다. 2500명을 뽑는 전문연구요원 감축도 논의되고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