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참사 와중에…"청년고용 개선" 자료집 2만부 배포한 정부

유리한 통계만 근거로 삼아
학교·지자체·공기관 등에 배포
정부가 ‘고용 한파’ 와중에 “청년 고용이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최근 ‘국민이 궁금한 우리 경제 팩트체크 10 자료집’을 제작해 전국 초·중·고교, 대학,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여당 등에 약 2만 부를 배포했다.정부는 이 자료집에서 “청년 고용률과 고용의 질은 나아지고 있고, 가계소득이 늘어났으며, 노동생산성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또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상용직 근로자 비중이 늘어나고(50.2%→51.3%),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도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자료집에서 다루지 않은 지표를 보면 청년 고용 상황이 전체적으로 좋아졌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15~29세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2017년 22.7%에서 2018년 22.8%로 상승했다. 지난해 15세 이상 전 연령층의 확장실업률은 11.6%로 통계 작성 후 가장 높았다.

가계소득이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 자료집에는 저소득층 가계소득이 오히려 줄고, 고소득층 소득만 늘어 분배지표가 더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빠졌다. 시단당 노동생산성도 개선되는 추세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상용직 근로자 비중이 늘어나는 것 역시 이면을 들여다보면 고용 환경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부 정책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겉으로 좋아 보이는 유리한 데이터만 가져다 짜깁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 정책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리고자 자료집을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