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베트남 국빈방문 가능성 있고 그것이 더 적합해"

남북한서 근무한 베트남 한반도통들, 김정은 국빈방문 점쳐
남북한 주재 대사관에서 모두 근무해 한반도통으로 불리는 베트남 종신대사들은 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2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1970년대 초·중반 주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한 뒤 초대 주한국 대사를 지낸 응우옌 푸 빈 베트남 종신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을 국빈 방문할 것 같다"면서 "그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빈 대사는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를 국빈 방문한 뒤 다낭으로 가 조미(북미) 2차 정상회담을 하는 가능성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빈 대사는 또 "순서는 바뀌어도 문제가 없고, 베트남 정부는 조선과 미국이 편리한 대로 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김 위원장이 오는 27∼28일로 예정된 북미 2차 정상회담을 며칠 앞두고 하노이를 국빈 방문한 뒤 다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시나리오를 거론한 것이다.

반대로 다낭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한 뒤 하노이를 국빈 방문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전자가 더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빈 대사는 이어 "우리도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 것과 동시에 베트남과 조선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주북한 대사관에서 10년가량 근무한 뒤 주한국 대사를 지낸 팜 띠엔 번 종신대사도 "김정은 위원장의 국빈방문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번 대사는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어디 도시에서 열릴지, 김 위원장이 국빈방문을 할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면서도 "베트남과 북한이 좋고, 편리하다면 양국 정상회담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번 대사는 또 "베트남과 북한은 60년간 복잡한 세계정세 속에서도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실질적인 협력은 아직 높은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정상급 회담이 이뤄진다면 상호협력을 발전시키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김 위원장이 이번에 베트남을 방문하면 54년여 만에 베트남을 찾는 북한 최고 지도자가 된다.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1958년 11월에 이어 1964년 10월 하노이를 방문,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게 마지막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