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김용균이다"…눈물의 '노제·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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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60일 만에 장례 마무리충남 태안화력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를 추모하는 노제와 영결식이 9일 서울 도심에서 잇달아 열렸다.
고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 고인의 일터인 충남 태안화력 9·10호기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오전 11시 서울 중구 흥국생명 남대문 남대문지점 앞에서 노제를 열었다.장례위원장인 최준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김용균 동지에게 많은 빚을 졌다. 동지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하며 노제 시작을 알렸다.
노제 행렬은 김씨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앞장서고 풍물패와 대형 영정, 꽃상여, 운구차가 뒤를 이었다.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운구차 뒤를 따라 행진했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100명과 만장(輓章)을 든 50명 등이 유족과 함께 광화문광장까지 1㎞가량을 도보로 이동했다. 유족과 장례위원회는 광화문광장에 도착해 곧바로 영결식에 들어갔다.영결식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송경동 시인 등 노동·시민사회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2500명가량(주최 측 추산)이 자리를 지켰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등 국회의원들도 영결식에 참석해 헌화했다. 열악한 방송노동 환경 문제를 제기하다 2016년 세상을 떠난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 씨와 세월호, 용산 참사 유족들도 함께했다.
고인의 시신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벽제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됐으며 유골은 민주열사 묘역인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 지난해 12월 11일 김씨가 숨진 지 60일 만이다.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아들은 죽었지만 우리 가슴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며 "여기서 끝내지 말고 사고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전환을 위해 함께 싸워야 한다"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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