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저격하는 호텔…루프톱 수영장서 클럽 파티, 흑인 감성 담은 밴드 공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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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향기2030세대가 호텔의 주요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열광적으로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동시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호텔에 대한 ‘입소문’을 낸다.
차별화하는 '호캉스'
켄싱턴 제주·제주신라호텔
루프톱 수영장서 음악공연
롯데호텔 L7 홍대, LP 컬렉션 마련
글래드 강남 코엑스는 하루 종일
영화·드라마 콘텐츠 무제한 시청 가능
각 호텔이 이들을 확실한 고객으로 잡기 위해 나섰다. 힙합처럼 젊은 층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음악 장르를 호텔에 틀고,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맨 꼭대기층의 루프톱 수영장에서는 클럽 음악 파티를 여는 등 이전에는 없던 형식의 공연도 기획하고 있다.힙합 레이블 협업부터 미술 전시회까지
롯데호텔의 부티크 브랜드 L7은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음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힙합 레이블 ‘H1GHR(하이어)’와 협업할 정도다. 레이블이란 특정 브랜드를 앞세운 독립적인 음반회사를 말한다. 과거 아이돌그룹 2PM 출신의 박재범이 설립한 이 레이블엔 최근 힙합 신에서 사랑받는 젊은 아티스트인 식케이(Sik-K), 피에치원(pH-1), 그루비룸 등이 소속돼 있다. L7은 이들과 함께 호텔에서 음악감상회를 마련하는 것은 물론 수영장 파티 등도 주기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라이브 공연 및 뮤직비디오를 감상하고 팬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해 최근 각광받는 힙합 문화를 호텔에 녹이고 있다.L7 홍대는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LP 컬렉션도 마련했다. 서울 동교동 L7 홍대의 21층 ‘블루 루프 라운지’에선 LP판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홍대 인디뮤직 신을 대표하는 뮤지션들이 LP 컬렉션을 만들었다. ‘3호선 버터플라이’의 성기완, ‘크라잉넛’의 한경록 등 1990년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부터 ‘더 모노톤즈’의 차승우, 독특한 음색으로 팬층을 보유한 3인조 인디밴드 ‘새소년’까지 L7 홍대의 컬렉션 기획에 참여했다.
미술 전시회도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는 콘텐츠다. L7 명동은 2017년부터 국내 미술계의 대표 작가들이 이끄는 ‘명동국제아트페스티벌’을 후원하고 있다. 호텔 객실과 라운지 공간 등에 미술 작품을 선보이고 작가와 직접 만나는 기회도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이중섭 작가의 ‘황소’ 원화를 전시했다. 호텔 5층의 16개 객실에서는 룸별로 다른 콘셉트의 작품을 내걸었다. 만능 엔터테이너 솔비(권지안)의 작품을 소개하는 ‘스타룸’, ‘태양의 후예’ 등 TV 드라마에 나온 작품들을 선보이는 ‘스페셜룸’도 다채로운 볼거리다.루프톱 수영장에서 즐기는 콘서트
루프톱 수영장에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는 호텔도 느는 추세다. 루프톱 수영장에서 즐기는 각종 행사는 호텔이 2030세대를 겨냥해 내놓은 ‘비장의 무기’다.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도시 전경과 화려한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호텔 루프톱 수영장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호텔들은 루프톱 수영장에 특색을 더하기 위해 콘서트를 열고 파티를 하고 있다.
켄싱턴 제주 호텔은 다음달까지 루프톱 수영장에서 클럽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파티를 마련했다. 켄싱턴 제주 호텔의 루프톱 온수 풀 ‘루프탑 스카이피니티 풀’에는 대형 LED 볼과 레이저 조명 등을 설치해 화려한 파티 장소로 꾸몄다. 힙합은 물론 리듬&블루스(R&B),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디제잉 등 음악 장르도 다양해 취향껏 비트를 즐기며 춤출 수 있다. 샴페인과 와인 맥주 칵테일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투숙객만 즐길 수 있는 이 파티의 입장료는 1인당 3만원이다.신라호텔도 루프톱 수영장에 음악 공연을 더했다. 제주 신라호텔은 화요일을 제외한 매일 밤 ‘루프톱 뮤직 파티’를 연다. 이달 말까지는 오후 7시30분부터 9시20분까지 미국에서 온 5인조 밴드의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 애틀랜타주 출신의 여성 흑인 디바 3인의 시원한 가창력이 돋보인다. 피아노 선율과 드럼 비트에 딱 맞아떨어지는 군무가 즐거운 볼거리라는 게 호텔 측의 설명이다. 다음달부터는 다른 밴드의 공연이 석 달 동안 이어진다.
하루 종일 영화·드라마 보는 패키지도 선봬
‘호캉스’를 선호하는 젊은 층을 위해 이색적인 호텔 패키지도 등장하고 있다. 대림의 호텔 브랜드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는 하루 종일 영화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함된 ‘호텔 밖은 위험해’ 패키지를 내놨다. 유명 스트리밍 서비스에 접속 가능한 스마트TV가 있는 방을 배정해준다. TV를 보다가 출출할 때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오뚜기 진라면 컵라면과 라면스낵 뿌셔뿌셔, 스텔라 캔맥주도 패키지에 포함된다.패키지 가격은 투숙객 인원에 따라 다르다. 혼자 머무르는 ‘나홀로 미드 정복 패키지’ 선택 시 11만5000원부터며 친구나 커플끼리 즐기는 ‘알콩달콩 둘이서 무비 정복 패키지’는 11만9000원부터다. 모두 1박 기준이며 세금 10%는 별도다. 패키지는 이달 28일까지 이어진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