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사랑의 계절, 초콜릿 수도 플랜더스서 달콤한 도보여행 어때요

여행의 향기
날씨가 추워지니 봄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봄은 역시 사랑의 계절이다. 그래서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모두 봄에 몰려있나보다. 두 날짜에 연인들끼리 다양한 선물을 주고받지만 가장 많이 찾는 선물은 달달한 맛의 초콜릿이다. 초콜릿하면 떠오르는 곳은 다름아닌 벨기에다. 벨기에산 초콜릿이 유명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곳이 바로 플랜더스(Flanders)다. 플랜더스는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을 비롯해 브뤼헤, 안트워프, 겐트, 루벤, 메헬런 등 벨기에의 대표적인 여행지가 몰려 있는 북부 지역 명칭이다.

쓴 약 삼키기 어려워하는 환자 위한 초콜릿초콜릿은 세계가 인정하는 플랜더스의 아이콘이다. 플랜더스 전역에 걸쳐 약 2130개의 수제 초콜릿 상점이 있다. 매년 30만t 이상의 초콜릿을 생산하는 초콜릿 수도로 불리는 플랜더스는 특히 일반 초콜릿보다 프랄린(Praline)이라 불리는 다양한 속을 넣은 초콜릿이 유명하다. 아름답게 조각된 프랄린은 입에 넣으면 놀라운 질감과 풍미가 퍼진다.

벨기에 플랜더스 이전에도 스페인, 프랑스에 이미 초콜릿은 있었다. 그러나 초콜릿을 대중화하고 명품 대열에 올리고 프랄린을 만들어낸 것은 다름아닌 플랜더스의 초콜릿 장인들이다. 플랜더스에서 초콜릿의 시작은 약국이다. 쓰디쓴 약을 삼키기 어려워하는 환자를 위해 약의 겉면을 달달한 초콜릿으로 덮어 환자들 특히 어린이가 먹을 수 있도록 했다. 그 후에 반응이 좋아지자 약을 빼고 초콜릿만 판매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무더운 여름의 날씨. 초콜릿을 주머니에 넣으면 더위에 다 녹아서 옷에 묻기도 하고, 들고 다니기에도 불편했다. 최초의 초콜릿 약을 제조한 약국에서 이것을 보고, 초콜릿별로 담아 보관하는 우리가 요즘 보고 있는 초콜릿 박스를 개발해낸 것이 초콜릿 판매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플랜더스의 초콜릿이 독특한 이유는 풍부한 코코아 함량 때문이다. 세계 어느 초콜릿보다 훨씬 더 높은 코코아 함량을 자랑한다. 순수 코코아 버터를 함유하고 있다. 플랜더스 초콜릿은 최고급 코코아 콩을 사용하는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유명한 장인들은 자신의 수제 초콜릿 질을 유지하기 위해 남미에 직접 코코아 농장을 운영하기도 한다.

세계 초콜릿업계에서 대기업으로 불리는 칼리바우트비콜레이드는 물론 중소업체인 고디바 레오니다스 그리고 창의적인 초콜릿과 전통적인 방법으로 초콜릿을 제조하는 수많은 소규모 수제 초콜릿 장인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초콜릿 장인이 활동하고 있다.

전문가이드와 함께하는 초콜릿 도보 투어
플랜더스의 초콜릿은 대단히 창의적이다. 전통적인 프랄린 초콜릿은 물론 디자인과 맛에서 창의적인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생강 퓨레와 고추냉이 같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획기적인 초콜릿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초콜릿을 담은 상자도 초콜릿으로 제조해 박스까지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다.

초콜릿은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특별한 경험 그 자체다. 플랜더스에서는 초콜릿 박물관투어 시음워크숍 등 일반인이 참가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수많은 즐거움이 있다.벨기에는 질 높은 초콜릿에 인증서를 주고 있다. 좀 더 품질 좋은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인증제도를 도입할 정도로 벨기에의 초콜릿 사랑은 남다르다. 플랜더스의 모든 주요 도시에는 그 도시를 대표하는 초콜릿 매장이 있으며, 매장마다 장인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프랄린을 맛볼 수 있다.

밸런타인데이에 이런 달달한 초콜릿을 더 깊게 경험하고 싶다면 연인과 함께 초콜릿 도보 여행(chocolate walk)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각 도시에 있는 다양한 수제 초콜릿 매장은 매장마다 정열적인 초콜릿 장인이 활동하며 각자 자신만의 초콜릿을 선보이고 있다.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으로 초콜릿을 만들기도 하고, 초콜릿 비타민, 초콜릿 립스틱 등 흥미있는 아이템도 만날 수 있으며, 새로운 속재료를 넣은 초콜릿 등이 있어 초콜릿 투어에 참가하면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초콜릿 도보 투어는 현지에서 진행하는 전문 가이드와 함께하는 1일 투어에 합류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 2시간 정도로 이뤄지는 투어는 우선 초콜릿의 기본 지식을 배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 이후 초콜릿 매장을 직접 돌아보고 시식하며 설명을 듣는다. 직접 만들어보는 투어도 가능하다. 각종 입장료, 모든 초콜릿 시식 등의 비용이 포함돼 있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플랜더스에서 먹기만 하는 초콜릿에서 벗어나 직접 경험하는 초콜릿 투어로 사랑의 마음을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전해보자.

김하민 여행작가 ufo2044@gmail.com여행 팁

벨기에 브뤼셀 공항까지 직항편은 없고 터키항공, 루프트한자항공, 일본항공(ANA) 등을 이용해 각 항공사 경유지에서 벨기에 브뤼셀 공항으로 갈 수 있다. 브뤼셀 공항에서는 차량이나 기차로 플랜더스 지역에 닿을 수 있다. 모두투어 하나투어 등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해서도 관련 패키지 상품이 있다. 벨기에 플랜더스 지역 관광청을 통해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