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한덕 센터장 영결식…이국종 "닥터헬기에 '윤한덕' 이름 새길 것"

10일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된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이국종 아주대 교수가 헌화하고 나오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유족과 응급의학 전문가, 동료 의사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고인과 닥터헬기 도입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댔던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는 윤 센터장을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피투성이 싸움을 하면서도 모든 것을 명료하게 정리하는 선생님께 항상 경외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그러면서 앞으로 도입될 닥터헬기에 윤 센터장의 이름을 새겨 넣겠다고 약속했다. 이 교수는 "생명이 꺼져가는 환자를 (닥터헬기가) 싣고 갈 때 저희의 떨리는 손을 잡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의료원 동료들도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윤순영 재난응급의료 상황실장은 "소중한 가족들과 가졌어야 할 그 귀한 시간을 저희가 빼앗아 죄송하다"며 "병원에서 실수하면 몇 명이 죽지만 우리가 실수하면 몇백~몇천명이 죽을 수 있다고 말씀하시던 센터장님의 말씀과 웃음이 그립다"고 회고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도 "대한민국 응급의료의 개척자인 윤한덕 선생님, 당신의 흔적을 떠올리며 우리는 선생이 남긴 숙제들을 묵묵히 이어 가보겠다"며 애도했다.전남대 의과대학에서 응급의학과 수련 생활을 함께 한 허탁 전남대 의대 교수 역시 "1990년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밤새 환자를 돌보며 환자를 잘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측은지심'이 윤한덕의 시작"이라고 귀띔하며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발을 디딘 이후 독립투사처럼 살아왔다"고 추모했다.

윤 센터장의 장남 윤형찬군은 유가족 대표로 추모사를 통해 "응급 환자가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평생의 꿈이 아버지로 인해 좀 더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의 두 아들과 아내는 영구차에 실린 관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고, 윤 센터장의 어머니는 "아들아 한번 안아보자"며 끝내 붙잡고 오열했다.윤 센터장의 시신은 서울시립승화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 포천 광릉추모공원으로 옮겨져 안장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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