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시간 밤 9시57분, 그래도 불만없다…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승진이 기다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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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되는 화웨이 포비아매년 이맘때면 중국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슈가 있다. 바로 화웨이의 그해 주주 배당이다. 비상장사인 화웨이의 배당이 이목을 끄는 것은 화웨이가 직원 4만여 명이 주주인 종업원 주주회사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초 발표되는 삼성전자의 초과이익분배금(PS)이 한국 샐러리맨의 관심을 끄는 것과 같다.
(하) 보신주의 타파…혁신 또 혁신
非상장 종업원 주주회사의 매력
입사 1년차, 연봉보다 많은 배당…의욕 고취 첫째는 돈, 둘째는 인사
불에 타지 않는 새가 봉황된다
부서 低성과자 5% 과감히 퇴출…변화에 소극적인 관리자도 쳐내
中서 가장 늦게까지 일하는 회사
"화웨이 출신, 책임감 남다르다"…경력 채용 때 韓·日·대만서 선호
지난해 2월 초 화웨이는 주당 2.83위안의 순이익을 발표하며 이 중 1.02위안을 배당한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에서는 입사 1년 만에 연봉보다 많은 20만위안(약 3300만원)을 배당으로 챙긴 화웨이 신입사원 사례가 화제였다. 주주 배당 정책에는 “파격적인 보상이 있어야만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런정페이(任正非) 화웨이 회장의 철학이 반영돼 있다.‘화웨이식 파격적 인센티브’
지난달 11일 만난 화웨이 직원들도 중요한 대목에서 런정페이 회장의 어록을 자주 인용했다. “화웨이 제품이 높은 경쟁력을 지닌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차이멍보 글로벌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실패하면 월급을 더 주고 성공하면 승진시켜준다”는 런정페이 회장의 경구로 답을 대신했다. 연구개발(R&D)부터 경영관리까지 런정페이 회장의 말로 건설된 ‘화웨이 제국’은 차이멍보 부사장과 같은 ‘런정페이주의자’들이 이끌고 있다.
현금배당과 함께 종업원 주식배당은 화웨이식 성과 보상의 가장 큰 특징이다. 역시 “대기업이 직원들의 의욕을 이끌어내는 첫 번째는 돈이고, 인사정책은 두 번째”라는 경영 철학을 토대로 하고 있다.인사고과에서 B등급 이상 성과를 낸 직원에게는 보상으로 회사 주식이 지급된다. B등급 이상을 받는 직원은 전체의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만 명에 이르는 전체 직원 중 회사 주식을 받은 직원이 지금까지 4만 명 안팎으로 20% 남짓에 불과한 이유다.
주식배당 시스템은 우수한 인재들이 회사에 오래 머물 동기를 부여한다. 20년 정도 화웨이에서 근무한 핵심 임원은 대부분 100만 주 안팎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 대비 15~20% 높은 본봉과 연봉의 50%에 이르기도 하는 성과급은 별도다.저성과자 관리도 철저히종업원 주식배당은 화웨이가 비상장사이기에 가능하다. 화웨이는 2007년부터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를 임직원에게 발행하고 있다. 우선주 신규 발행이 엄격히 통제받는 중국 증시에서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직원들은 이를 통해 회사의 성장을 자신의 성공으로 인식하게 된다. 회사 매각 및 상장으로 수익을 실현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과는 다른 방식이다.
‘당근’만 있는 것은 아니다. 회사 측은“5%의 뒤처진 인력으로 전체 직원의 노력을 이끌어낸다”고 밝혔다. 의욕이 없는 직원을 퇴출시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는 얘기로, 화웨이는 매년 부서별로 저성과자를 해고한다. 일부 직원은 본업을 떠나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관리자에 대한 평가도 엄격하다. 영업·판매 부서의 관리자 30%를 내보내기도 했다.
화웨이는 “불에 타죽지 않는 새라야 봉황이 된다”며 미래의 화웨이 경영자가 될 임원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회사가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올라선 2012년 이후에도 “언제 타이타닉처럼 침몰할지 모른다”고 위기론을 설파하며 변화에 소극적인 관리자를 쳐냈다.파격적인 성과 보상과 냉혹한 도태가 어우러지는 화웨이는 중국 내에서 불이 가장 늦게 꺼지는 회사로 꼽힌다. 중국 최대 지도서비스업체인 가오더지도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화웨이 직원의 평균 퇴근시간은 밤 9시57분이다. 화웨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을 제치고 중국에서 가장 늦게까지 야근하는 회사로 선정됐다.
화웨이 출신은 중국 내 한국·일본·대만 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인재군에 속한다. 선전의 한 한국 업체 관계자는 “일에 대한 책임과 열의 등에서 화웨이 출신은 다른 중국인과 확연히 다르다”며 “한국과 일본, 대만 기업도 경력직원 채용 시 화웨이 출신을 우선으로 뽑는다”고 말했다.
선전·둥관=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