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역사왜곡' 파문 확산에 한국당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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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각' 치부하고, 징계 늦추면서 초기 진화 실패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김무성 "역사왜곡 금도 넘어"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30%에 육박하며 도약 조짐을 보였던 자유한국당이 당내 일부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으로 발목이 잡혔다.한국당은 역사적·법적 규명이 끝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의원들과 더불어 이들의 언행을 일부 견해로 치부하고, 나아가 징계를 주저하며 스스로 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는 이슈에 선제로 대응해 초기 진화를 해야 했지만 '자기 식구 감싸기'라는 구태에 갇혀 결국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이 모든 혼란은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불거졌다.공청회에서 이 의원과 김순례 의원은 각각 "정치적·이념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폭동이 5·18 민주화운동이 됐다", "종북 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냈다" 같은 '망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행사를 공동 주최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연설자로 초청한 탓에 다른 의원들과 함께 비판대에 섰다.
특히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를 거쳐 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인정된 5·18과 관련해 '북한군 600여명 개입'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지씨를 '역사를 보는 다른 시각'이라며 감싼 지도부도 이러한 공분에 더욱 불을 지폈다.나 원내대표는 공청회 다음날인 9일 논란이 번지자 이는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도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11일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 안에 여러 가지 스펙트럼, 즉 견해차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라고 밝혀 논란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이들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 제소와 의원직 제명 등 대응책을 논의하는데도 당 지도부가 '소나기는 피해 보자'며 징계에 모호한 태도를 취한 것도 논란을 키웠다.김 비대위원장이 다른 당들이 윤리위 제소를 결정하는 시각,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문제니까 다른 당은 당내 문제에 대해 그렇게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도 화를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김 비대위원장은 이 발언이 나온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대한 진상파악을 지시하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이미 번질대로 번진 뒤였다.
나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원내 지도부도 당내 윤리위 소집과 김순례 원내대변인직 박탈 등을 뒤늦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원들은 일단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지만, 일부는 여전히 '북한군 개입 의혹'을 굽히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5·18은 민주화운동이라는데 이의는 없다"면서도 "작년에 여야 합의로 제정된 5·18 진상규명법에 의하면 '북한군 개입 여부'의 진상을 규명하게 돼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김순례 의원은 "이유를 불문하고 제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국민 여러분과 5·18 유공자 및 유족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자 금도를 넘어선 것으로, 일부 의원의 5·18 관련 발언은 크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친박(근혜)계 좌장'이었다가 지금은 무소속 신분인 서청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5·18은 재론의 여지 없는 숭고한 민주화운동이다.일부가 주장하는 '종북좌파 배후설'은 어불성설"이라며 해당 의원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내부서도 자성 목소리…김무성 "역사왜곡 금도 넘어"
탄핵 정국 이후 처음으로 지지율 30%에 육박하며 도약 조짐을 보였던 자유한국당이 당내 일부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으로 발목이 잡혔다.한국당은 역사적·법적 규명이 끝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의원들과 더불어 이들의 언행을 일부 견해로 치부하고, 나아가 징계를 주저하며 스스로 논란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는 이슈에 선제로 대응해 초기 진화를 해야 했지만 '자기 식구 감싸기'라는 구태에 갇혀 결국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이 모든 혼란은 김진태·이종명 의원이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서 불거졌다.공청회에서 이 의원과 김순례 의원은 각각 "정치적·이념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폭동이 5·18 민주화운동이 됐다", "종북 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냈다" 같은 '망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행사를 공동 주최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지만원씨를 연설자로 초청한 탓에 다른 의원들과 함께 비판대에 섰다.
특히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를 거쳐 민주화운동으로 공식 인정된 5·18과 관련해 '북한군 600여명 개입'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지씨를 '역사를 보는 다른 시각'이라며 감싼 지도부도 이러한 공분에 더욱 불을 지폈다.나 원내대표는 공청회 다음날인 9일 논란이 번지자 이는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도 "다만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해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샀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11일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정당 안에 여러 가지 스펙트럼, 즉 견해차가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보수정당의 생명력"이라고 밝혀 논란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이들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위 제소와 의원직 제명 등 대응책을 논의하는데도 당 지도부가 '소나기는 피해 보자'며 징계에 모호한 태도를 취한 것도 논란을 키웠다.김 비대위원장이 다른 당들이 윤리위 제소를 결정하는 시각,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문제니까 다른 당은 당내 문제에 대해 그렇게 너무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것도 화를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김 비대위원장은 이 발언이 나온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에 대한 진상파악을 지시하는 등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이미 번질대로 번진 뒤였다.
나 원내대표가 미국 방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원내 지도부도 당내 윤리위 소집과 김순례 원내대변인직 박탈 등을 뒤늦게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의원들은 일단 입장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지만, 일부는 여전히 '북한군 개입 의혹'을 굽히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사태를 악화시킨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5·18은 민주화운동이라는데 이의는 없다"면서도 "작년에 여야 합의로 제정된 5·18 진상규명법에 의하면 '북한군 개입 여부'의 진상을 규명하게 돼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5·18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듭 촉구했다.
김순례 의원은 "이유를 불문하고 제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으신 국민 여러분과 5·18 유공자 및 유족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역사적 평가가 끝난 5·18을 부정하는 것은 역사 왜곡이자 금도를 넘어선 것으로, 일부 의원의 5·18 관련 발언은 크게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친박(근혜)계 좌장'이었다가 지금은 무소속 신분인 서청원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5·18은 재론의 여지 없는 숭고한 민주화운동이다.일부가 주장하는 '종북좌파 배후설'은 어불성설"이라며 해당 의원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