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KB 제치고 1년 만에 '리딩그룹'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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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이익 3조1567억원…은행 호조로 '사상최대'
신한생명 사장에 성대규 내정
정문국 내정했다 두 달만에 바꿔
노조반발 의식·조직안정 고려
정문국은 오렌지라이프 사장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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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3조 클럽’ 재진입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지배지분 순이익)을 집계한 결과 2017년(2조9179억원)보다 8.2% 증가한 3조156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12일 발표했다. 카드와 자산운용을 제외한 은행, 금융투자, 캐피털, 저축은행 등 각 계열사가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2011년(3조1000억원) 후 7년 만에 3조원 클럽에 재진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이 중소기업 및 가계 부문의 균형 있는 자산 성장을 통해 그룹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원신한(One Shinhan)’ 협업체계를 통해 글로벌 부문과 기업투자금융(GIB) 부문에서도 실적 성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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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생명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의결했다. 작년 말 열린 자경위에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을 신한생명 사장 후보로 내정했지만 두 달여 만에 철회하고, 성대규 보험개발원장을 다시 추천했다. 신한생명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두 회사의 조기 통합과 조직 안정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생명 노조는 정 사장이 취임하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며 반발해 왔다.성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에서 보험 관련 업무만 22년 넘게 맡아온 관료 출신 ‘보험통’이다. 신한금융 자경위 관계자는 “그룹 내 보험 전문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 사장 내정자가 보험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향후 그룹의 보험사업 라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신한생명 사장으로 내정됐던 정 사장은 기존 임기(내년 2월 말)까지 유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정 사장이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인 설계사 채널 영업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신한생명 사장 선임을 고사했다”며 “기존 오렌지라이프 경영진의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성 내정자는 3월 신한생명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그의 CEO 임기는 내년 12월 말까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