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땐 12만원, 결제할 땐 30만원"…못 믿을 미용실 온라인 예약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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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머릿결 많이 상했네요"직장인 권모씨(30)는 지난 10일 네이버 예약을 통해 미용실을 방문했다가 기분이 상했다. 권씨는 네이버에 올라온 미용실 가격표에 따라 볼륨매직 파마와 기장추가 등 총 12만원어치 상품을 선택한 뒤 서비스를 예약했다. 하지만 막상 미용실에 가보니 예약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미용사가 머릿결이 안 좋아 일반 파마를 할 수 없다며 영양 서비스를 추가하고, 고가 파마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핑계 '꼼수' 비용 추가
가격총액 고시제도 '유명무실'
권씨가 “예약할 때는 이런 설명을 왜 안 해줬냐”며 항의하자 미용사는 “이런 머리 상태로 파마를 받으면 결과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권씨는 미용사가 권하는 대로 서비스를 받은 뒤 30만원을 지급했다.미용실들이 포털사이트에는 가격이 낮은 것처럼 안내를 올려놓고, 일단 방문하면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행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작년 접수한 미용실 가격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은 178건으로, 2016년(133건)에 비해 33%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2017년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에 파마와 염색 등 세 가지 이상 이미용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서비스 총액을 이용자에게 미리 알려줘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그러나 일부 미용실에서는 처음 고지한 가격에 이런저런 비용을 추가하는 ‘꼼수’를 부리거나 “고가 서비스를 받지 않으면 머리를 망쳐도 책임질 수 없다”는 등의 식으로 규제를 피해 가고 있다.
직장인 이모씨(29)도 네이버 예약을 통해 염색 서비스를 잡은 뒤 미용실에 갔다가 “기장추가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씨는 “단발인데도 머리 끝이 어깨에 닿는다는 이유로 기장추가를 요구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미용사들은 일률적으로 가격을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한 미용사는 “네이버에 올려놓은 것은 최저가격일 뿐 개개인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 가격이 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맞춤형 서비스라도 미용실은 가격 총액을 미리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예약 단계부터 가격이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