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서민식품…냉면·김밥·햄버거 등 '외식물가' 고공행진

- 3월 1일부터 을밀대 물냉면 9.1% 가격 인상
- 원재료, 인건비 등 각종 비용 상승 요인
- 지난해 냉면 외에도 김밥, 짜장면, 핫도그 등 서민 먹거리 가격↑
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치솟는 외식물가에 소비자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민들이 즐겨찾아 '서민식품'이라고 불렸던 메뉴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을밀대 일산점은 내달 1일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한다. 물냉면은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오른다.을밀대 냉면의 가격은 2016년 초까지 9000원이었지만 이후 1만~1만1000원으로 오르더니 1만2000원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을밀대 강남점의 물냉면 가격도 지속적으로 올라 현재 1만2000원이다.

을밀대 마포 본점이나 역삼·잠실점은 1만1000원을 유지하고 있지만 냉면 성수기인 여름철이 다가오면 가격 인상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사이트 '참가격'의 외식비 가격동향에 따르면 주요 외식 품목 중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오른 품목(서울특별시 기준)은 냉면이었다.냉면 가격은 지난해 1월 서울 기준 8192원에서 12월 8808원으로 616원(7.5%) 올랐다. 연도별 가격을 살펴보면 2015년 8171원, 2016년 8130원, 2017년 8045원, 2018년 8680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2015년과 비교하면 가격 상승률은 6.2%에 달한다.

현재 서울 지역 유명 냉면집 가격은 대부분 1만원 넘어선다. 냉면 체인점으로 유명한 봉피양 방이동 본점의 경우 순면 1인분 가격이 1만7000원, 일반 평양냉면도 1만4000원에 이른다.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우래옥의 평양냉면 가격은 1만3000원, 필동면옥의 가격은 1만1000원이다.을밀대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올랐고 인건비도 상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전반적으로 매출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밥, 칼국수, 햄버거 등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김밥 프랜차이즈 김가네는 지난해 4월 기본 김밥 가격을 3000원에서 32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지난 1월 김밥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렸다. 유명 칼국수집인 명동교자도 지난 1일 칼국수 가격을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인상했다. 콩국수, 비빔국수 등 다른 국수류도 1000원씩 가격이 올랐다.맥도날드는 전날부터 버거 6종, 아침 메뉴 5종, 사이드 및 디저트 5종, 음료 2종, 해피밀 5종 등 23개 메뉴에 대해 가격을 올렸다. 평균 인상률은 1.34%. 가격이 조정된 제품에 한한 평균 인상률은 2.41%다.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도 내달 1일부터 18개 샌드위치 제품 가격을 200~300원씩 인상한다. 가격이 오르는 샌드위치는 주로 30㎝ 길이의 제품이다. 이에 따라 햄 샌드위치 30㎝는 8400원에서 8600원으로, 미트볼 샌드위치 30㎝는 8700원에서 9000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이번 가격 조정은 각종 제반 비용이 상승하는 가운데, 소비자에게 최상의 맛과 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인기 메뉴와 할인 제품 가격을 유지하되, 부득이 조정이 필요한 제품에 한해 인상폭을 최소화 했다"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