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감사시간 확정안 발표…기업 반발에 혼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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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회 "기업 측 의견 최대한 반영"…상승률 상한제 도입
상장사 단체 "수용 거부…법적 조치 강구"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는 표준감사시간 제도가 도입 첫해부터 이해관계자 간 충돌로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한국공인회계사회가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을 확정했지만,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감사품질 제고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 보호를 위해 감사인이 투입해야 할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표준감사시간 제도는 감사품질을 높이고자 적정한 감사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작년 11월부터 시행된 개정 외부감사법에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
회계사회가 마련한 이번 최종안은 우선 표준감사시간 적용 시 직전 사업연도 감사시간의 150%를 초과하지 않도록 '상승률 상한제'를 채택했다.즉 해당 사업연도에 적용하는 표준감사시간은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날 수 없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제외한 기업은 표준감사시간 상승률의 상한을 30%로 정했다.
예를 들면 전년 감사시간이 100시간이라면 이번 연도 표준감사시간은 13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표준감사시간 적용 기준이 되는 외부감사 대상 회사 그룹은 자산을 기준으로 11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초안의 6개 그룹이나 지난 11일 공청회에서 제시된 9개 그룹보다 더 세분화했다.
개별자산 2조원 이상인 그룹1과 그룹2 소속 상장사는 올해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표준감사시간을 적용하고 나머지 기업은 단계적으로 적용하거나 유예하기로 했다.그룹 9와 그룹10은 표준감사시간 시행을 각각 1년, 2년 유예할 수 있으며 조기 적용도 가능하다.
그룹11은 제도 시행을 2022년까지 3년간 배제하며 3년 후 적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그룹11에 해당하는 회사는 1만300개사로 전체 표준감사시간 적용대상 기업(2만6천46개사)의 39.5%다.표준감사시간은 그룹별 표준감사시간 산식에 따라 나온 결과에 개별 감사팀의 '숙련도 조정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시간은 표준감사시간의 40%(순수지주사 20%)를 가산해 정하되 가산율을 감사 첫 시행 사업연도는 30%(순수지주사 15%), 그다음 사업연도는 35%(순수지주사 17.5%)를 적용하기로 했다.
회사 회계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올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부터 적용된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확정 발표한 표준감사시간은 논의 과정서 제기된 기업 측 의견 중 수용 가능한 의견은 모두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안보다 후퇴해 유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으나 표준감사시간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으므로 시간을 두고 유효한 제도로 차근차근 정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우선 적용받게 되는 상장기업 단체들이 이 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코넥스협회는 이날 공동으로 낸 입장문에서 "표준감사시간제의 최대 이해관계자인 기업 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확정 발표한 안에 대해 수용을 거부한다"며 "표준감사시간 상한제 한도를 최초 3년간은 현행 대비 30%로 제한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표준 감사시간은 가이드라인의 일종임에도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한 표준 감사시간은 마치 모든 회계법인과 기업이 준수해야 하는 법상 의무조항인 것처럼 강제되는 등 여러 가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표준감사시간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최소 시간이 아니며 기업과 감사인이 감사계약을 맺을 때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기업과 감사인은 계약으로 감사시간을 정한다.
다만 외부감사법은 감사시간이 표준감사시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증권선물위원회가 인정한 회사에 대해 3개 사업연도 범위에서 증선위 지정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하거나 변경 선임하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감사인 지정사유인 '감사시간이 표준시간보다 현저히 적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개별기업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표준감사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바로 제재하기는 어렵다"면서 "회계법인이 표준감사시간으로 제시된 숫자만을 근거로 기업에 감사시간이나 보수를 올려 요구하면 부당행위 소지가 있어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감사보수와 직결되는 감사시간을 둘러싸고 올해 상장기업과 회계법인 간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이 됐다.
앞서 회계사회는 작년 10월부터 표준감사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면서 회계 정보이용자와 기업 감사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올해 2회에 걸쳐 공청회를 연 끝에 이번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표준감사시간이 감사보수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외부감사 수요자인 기업 측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최종안 확정을 위해 연 지난 13일 표준감사심의위원회 회의도 일부 기업단체 관계자들의 반발로 결론이 좀처럼 내려지지 않으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결국 서면 의결 과정을 거쳐 심의위원 과반 찬성으로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이 밤중에 확정됐다.그러나 상장사를 대변하는 단체들은 "전날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에서 22일 재논의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고 이에 경제단체 대표들은 서면결의에 응하지 않았다"며 절차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연합뉴스
상장사 단체 "수용 거부…법적 조치 강구"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되는 표준감사시간 제도가 도입 첫해부터 이해관계자 간 충돌로 삐걱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한국공인회계사회가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을 확정했지만, 회계감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감사품질 제고와 투자자 등 이해관계인 보호를 위해 감사인이 투입해야 할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을 확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표준감사시간 제도는 감사품질을 높이고자 적정한 감사시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작년 11월부터 시행된 개정 외부감사법에 근거 규정이 마련됐다
회계사회가 마련한 이번 최종안은 우선 표준감사시간 적용 시 직전 사업연도 감사시간의 150%를 초과하지 않도록 '상승률 상한제'를 채택했다.즉 해당 사업연도에 적용하는 표준감사시간은 전년보다 50% 이상 늘어날 수 없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를 제외한 기업은 표준감사시간 상승률의 상한을 30%로 정했다.
예를 들면 전년 감사시간이 100시간이라면 이번 연도 표준감사시간은 13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표준감사시간 적용 기준이 되는 외부감사 대상 회사 그룹은 자산을 기준으로 11개 그룹으로 구분했다.
초안의 6개 그룹이나 지난 11일 공청회에서 제시된 9개 그룹보다 더 세분화했다.
개별자산 2조원 이상인 그룹1과 그룹2 소속 상장사는 올해 1월 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표준감사시간을 적용하고 나머지 기업은 단계적으로 적용하거나 유예하기로 했다.그룹 9와 그룹10은 표준감사시간 시행을 각각 1년, 2년 유예할 수 있으며 조기 적용도 가능하다.
그룹11은 제도 시행을 2022년까지 3년간 배제하며 3년 후 적용 여부를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그룹11에 해당하는 회사는 1만300개사로 전체 표준감사시간 적용대상 기업(2만6천46개사)의 39.5%다.표준감사시간은 그룹별 표준감사시간 산식에 따라 나온 결과에 개별 감사팀의 '숙련도 조정계수'를 곱해 산정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시간은 표준감사시간의 40%(순수지주사 20%)를 가산해 정하되 가산율을 감사 첫 시행 사업연도는 30%(순수지주사 15%), 그다음 사업연도는 35%(순수지주사 17.5%)를 적용하기로 했다.
회사 회계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내부회계관리제도는 올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부터 적용된다.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장은 "확정 발표한 표준감사시간은 논의 과정서 제기된 기업 측 의견 중 수용 가능한 의견은 모두 반영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안보다 후퇴해 유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으나 표준감사시간 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으므로 시간을 두고 유효한 제도로 차근차근 정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도를 우선 적용받게 되는 상장기업 단체들이 이 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상장사협의회·코스닥협회·코넥스협회는 이날 공동으로 낸 입장문에서 "표준감사시간제의 최대 이해관계자인 기업 측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확정 발표한 안에 대해 수용을 거부한다"며 "표준감사시간 상한제 한도를 최초 3년간은 현행 대비 30%로 제한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표준 감사시간은 가이드라인의 일종임에도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한 표준 감사시간은 마치 모든 회계법인과 기업이 준수해야 하는 법상 의무조항인 것처럼 강제되는 등 여러 가지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표준감사시간은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최소 시간이 아니며 기업과 감사인이 감사계약을 맺을 때 참고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기업과 감사인은 계약으로 감사시간을 정한다.
다만 외부감사법은 감사시간이 표준감사시간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증권선물위원회가 인정한 회사에 대해 3개 사업연도 범위에서 증선위 지정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하거나 변경 선임하도록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감사인 지정사유인 '감사시간이 표준시간보다 현저히 적은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개별기업의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표준감사시간을 지키지 않는다고 바로 제재하기는 어렵다"면서 "회계법인이 표준감사시간으로 제시된 숫자만을 근거로 기업에 감사시간이나 보수를 올려 요구하면 부당행위 소지가 있어 엄정하게 제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감사보수와 직결되는 감사시간을 둘러싸고 올해 상장기업과 회계법인 간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이 됐다.
앞서 회계사회는 작년 10월부터 표준감사심의위원회를 운영하면서 회계 정보이용자와 기업 감사인의 의견을 수렴하고 올해 2회에 걸쳐 공청회를 연 끝에 이번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표준감사시간이 감사보수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우려가 외부감사 수요자인 기업 측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최종안 확정을 위해 연 지난 13일 표준감사심의위원회 회의도 일부 기업단체 관계자들의 반발로 결론이 좀처럼 내려지지 않으면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결국 서면 의결 과정을 거쳐 심의위원 과반 찬성으로 표준감사시간 최종안이 밤중에 확정됐다.그러나 상장사를 대변하는 단체들은 "전날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에서 22일 재논의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고 이에 경제단체 대표들은 서면결의에 응하지 않았다"며 절차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