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칼럼니스트 "비건, 두 전문가집단에서 아이디어 수집해와" 카네기팀 "세세 검증 대신 전반 검증을"…스탠퍼드팀 "북미 신뢰구축 먼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핵 실무협상을 준비하면서 두 그룹의 전문가 집단의 조언을 들어온 것으로 전해져 관심이 쏠린다.워싱턴포스트(WP)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12일(현지시간) 칼럼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연설 내용을 토대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망하면서 비건 특별대표가 스탠퍼드대와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의 전문가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수집해왔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와 이들과의 대화에서 무엇이 나왔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카네기팀'과 '스탠퍼드팀'에서 작성한 보고서가 2차 북미정상회담의 배경 현안들 중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고 이그네이셔스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카네기팀과 스탠퍼드팀의 대북 접근 방식을 소개했다.애리얼 르바이트와 토비 덜튼, 조지 페르코비치 등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소속 전문가가 이끄는 카네기팀의 경우 비핵화에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북한의 핵무기를 포괄적이고 검증 가능하게 동결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카네기팀은 북한이 제대로 기록을 보존하지 않을 뿐더러 북한에 현대식 기초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어디까지 검증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보여왔으며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일일이 검증할 게 아니라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수준에서 전반적 검증을 하면 된다고 주장한다고 이그네이셔스는 설명했다.
스탠퍼드팀은 이 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선임연구원인 저명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와 같은 센터 연구원 엘리엇 세르빈, 로버트 칼린 미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이 주도하고 있다.이 팀은 북한이 체제보장을 얻어내기까지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미가 상당 시간 신뢰를 쌓는 시간이 필요하며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이그네이셔스는 소개했다.
더불어 스탠퍼드팀은 당근책의 하나로 북한에 민수용 원자력 발전과 평화적 우주 프로그램을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그네이셔스의 칼럼은 70년의 적대관계를 이어온 북미가 단숨에 비핵화 로드맵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 아래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문가집단의 주장에 비건 대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으로 보인다.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 임명된 후 과거 북미 협상의 전개와 현재 북미 간 협상 상황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꼼꼼하게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