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x 팰리세이드의 케미…그리고 뒷얘기 [정현영의 개러지에서]

"BTS(방탄소년단)가 타고 내린 저 자동차가 팰리세이드라고?"

올해 '그래미 어워드 2019'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주차장에 도착하면서부터 화제가 됐다. 한국 가수 최초 시상자로 나서 이 무대에 올라서다. 전세계 팬들은 그래서 '방탄 그래미'라고 불렀다. '그래미 어워드'는 전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에서 주최하는 세계적 권위의 음악 시상식이다. 대중음악 평론가들은 "그래미 어워즈는 음악계에서 이른바 '절대 권력'이라며 "BTS를 초대한 건 그들의 인기뿐 아니라 존재감, 영향력, 화제성까지 인정한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BTS를 따라다니던 국내외 방송사들은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BTS가 시상식이 열리는 빌딩 주차장에서 내리는 순간, 짙은 남색(문라이트 클라우드)과 검정색(타임리스 블랙)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잠시 이목이 집중됐다.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그 찰나의 주인공이다. 팰리세이드가 BTS와 만나 케미스트리를 뿜어낸 것이다. 이 둘은 지난해 11월, 처음 만났다. 팰리세이드를 공개하기로 한 LA오토쇼(11월28일)를 겨냥해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BTS를 선정한 것이다. BTS는 LA오토쇼 당시 영상을 통해 전세계 최초로 팰리세이드를 소개했다. 이어 현대차의 글로벌 페이스북(SNS) 계정에서 팰리세이드의 모습을 생방송으로 담아냈다.

7~8인승인 팰리세이드는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공간(3열)을 자랑한다. BTS도 7인조 보이 그룹(진 RM 뷔 정국 제이홉 슈가 지민). BTS와 팰리세이드가 잘 어울리는 접점이다. 혁신적인 공간성을 위해 운전석에서부터 3열 승객석까지 사용자 경험(UX)을 기반으로 디자인과 패키지, 안전·편의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7명으로 구성된 방탄소년단이 넓은 팰리세이드 내부에서 편안하게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글로벌 대형 SUV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전세계 고객들에게 팰리세이드를 알리는 데 BTS가 최적임로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아이돌 톱스타를 홍보대사로 선정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대차는 그간 제품(차량)을 강조하기 위해 톱스타들 기용을 자제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BTS와 팰리세이드의 '세계 여행'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 그래미 어워드로 향한 이동 수단은 현대차가 BTS에게 요청했던 것이다. 하지만 BTS가 일본 나고야 투어콘서트(1월12~13일)에 가려고 인천공항까지 탄 팰리세이드는 반대로 BTS가 현대차에 차량 제공을 부탁했었다. 'BTS x 팰리세이드'의 케미가 전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잡아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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