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TV] 국내 땅값 1위 건물주의 대박 스토리

뷰동산

'땅값 1위'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양길성 기자
안녕하세요. 한국경제신문 양길성 기자입니다. 16년째 전국 땅값 1위를 기록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제 뒤에 있는 서울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건물인데요. 지난 12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이곳의 3.3㎡(평)당 공시지가는 6억390만원에 달합니다. 지난해보다 배 이상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 땅은 누가 가지고 있을까요? 올해로 73세인 주모 씨인데요. 이분은 1999년 이 땅을 구입했습니다. 이분은 어떻게 전국 1위 땅값의 주인이 되었을까요? 지금 소개합니다.

주 씨는 2008년 저희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유일한 언론 인터뷰였는데요. 그때 주 씨는 남들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이 땅을 매입한 게 성공원이라고 밝혔는데요. 그가 이 땅을 산 시기는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2월이었습니다. 대부분이 공포감에 사로잡혀 부동산을 못 팔아서 안달하는 시기였습니다. 평소에는 명동 같은 곳의 알짜 땅이 매물로 나오기가 어렵죠. 그는 일반 대중과는 완전히 거꾸로 갔고,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했습니다. 서울에서 원단 도매업을 해서 번 돈으로 이 땅을 샀습니다.

그는 또 법원 경매시장을 통해 땅을 매입 단가를 더 떨어뜨렸습니다. 당시 낙찰가는 41억8000만원. 당시 감정가인 51억7597만원의 80% 수준이었습니다. 지금 공시가격이 30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공시가격 기준으로 7배가량 뛰었습니다.
그는 명동의 미래 잠재력에 주목했다고 밝혔는데요. 주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경쟁적으로 들어오고 있고, 내외국인들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라 계속 대한민군 1등 상권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습니다.

공시지가는 3.3㎡당 6억원이지만 실제 시세는 1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지 면적이 169㎡인 점을 감안하면 건물 전체 시세가 600억원에 달하는 셈입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과 같은 명동8길에 있는 한 건물은 지난해 8월 200억원에 팔렸습니다. 대지면적 63.1㎡로 3.3㎡당 10억4000만원에 거래된 셈입니다. 2017년 6월엔 명동8길 옛 랜드로바 건물이 3.3㎡당 10억2000만원 대에 거래됐습니다.▷장세정 명동부동산 이사
(적어도 10억원대 될지?) 지금 말씀하신 금액은 맞아요. 이미 거래한 것도 있지만 그 금액으로는 안 판다는 경우도 많아요.
▷최성호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매매 가격으로 보면 거의 10억에서 10억 초반까지 보니까, 그러면 가격은 거의 이제 600억 가까이 되는 거죠. 수익률로 보면 4% 정도 예상이 되는데… 명동 상권에서 수익률은 4% 전후가 되면 양호한 수익률이라고 보입니다. 제일 중요한 게 적절한 임대료가 올라와주면 가치가 좋아질 수 있는데요.

▶양길성 기자
그런데 입지만이 전국 1등 땅을 만든 건 아닙니다. 주 씨는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 땅을 관리했는데요. 바로 개별임대가 아닌 통임대를 준 것입니다.
건물을 낙찰 받은 그는 바로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소매상들에게 쪼개서 세를 주는 것보다 그럴 듯한 업체에 건물 전체를 통으로 주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주 씨의 예상은 맞아떨어졌습니다. 스타벅스, 파스쿠찌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연이어 입점하며 명동의 랜드마크로 부상했습니다. 2009년부터는 네이처리퍼블릭이 전 층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데, 보증금 50억원에 월임대료는 2억6250만원에 달합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통임대는) 첫 번째 임대가 편하다, 법인이 직영으로 해가지고 전체를 임대를 해서 그래서 전체를 임대하니까 편합니다. 통으로 임대를 놓으면 1층을 통해서 유입된 고객이 더 많은 쇼핑하기 위해서 2층이나 3층으로 내부 계단이나 또는 외부 계단이 있다 해도 연결성 있게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어서 전체적인 이용도 조금 더 가치 있게 할 수 있게 됩니다.
▶양길성 기자
주 씨 건물이 랜드마크화되면서 명동 상권의 중심지는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1989년부터 2003년까지는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가 가장 비쌌으나 2004년부터는 명동역 중심으로 바뀐 겁니다.

▷장세정 명동부동산 이사
(우리은행 주변 상권이 더 좋다는 것은) 한 15~16년 전 얘기고 지금은 상황이 그쪽보다는 이쪽이 백번 낫습니다. 젊은 사람들이든 외국 사람들이든 간에 명동이라고 하면 그래도 모르는 사람은 없어요. 외국 애들도요. 전철역 바로 나오자마자 코앞이라.

▶양길성 기자
그러나 최근 명동을 포함한 주요 상권의 공실률 크게 늘면서 명동이 언제까지 전국 땅값 1위 자리를 유지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0.8%로 분기별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찾은 명동 이면 도로에는 임대 딱지가 곳곳에 붙어있었습니다. 그러나 명동 상권 내에서도 1등 입지들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
명동에 있는 공실은 우리가 걱정할 그런 공실은 아니에요. 명동에 있는, 명동이나 강남권에 있는 공실들이 대체로 보면 임대료를 높게 부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이제 세입자를 구하지 못 하는 거지 정말로 입지가 나빠서 공실이 나거나 그런 경우는 아니거든요.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은) 안테나 매장입니다. 대기업들이 그 입지를 선점함으로써 여기에 어떤 매장이 있다. 네이처리퍼블릭, 아모레퍼시픽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광고비라고 생각하면 되거든요.
▶양길성 기자
전국 1등 땅값은 거저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들이 주목하지 않을 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입지를 선택한 것이 1등 땅값에 비결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신문 양길성 기자였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프로듀서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취재 양길성 기자 촬영·편집 오하선·한성구 인턴기자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