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더 비싸게, 더 고급스럽게"…부유층 대상 사업 확대되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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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는 올 4월부터 일본에서 판매하는 170종의 와인 판매가격을 2~10% 인상키로 했습니다. 일·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격인 일·EU경제연대협정(EPA) 발효로 유럽산 와인의 관세가 철폐됐지만 동페리뇽을 비롯한 주력 제품의 가격을 일제히 올리는 것입니다. 앞서 또 다른 명품업체 에르메스는 이달부터 ‘버킨백’ 등 주요 가방과 가죽제품의 일본 내 판매가격을 평균 4% 인상했습니다. 일본 내에선 작년 말 올 초 진행됐던 엔화 강세를 반영해 판매가격 인하를 기대했지만 가격은 낮아질 줄 모르고 있습니다.부유층을 겨냥한 럭셔리 서비스 상품도 늘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업체인 한큐교통은 올 4월에 98만엔(약 1000만원)짜리 일본 내 버스투어 상품을 선보입니다. 12일간 일본 주요 관광지를 돌며 고급 호텔에 투숙하는 상품입니다. 지난해 10월~올 3월의 부유층 전영 투어상품 예약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면서 부유층 전용 상품을 강화하고 나섰다는 설명입니다. 일본 최대 여행사인 JTB는 호화여객선을 이용한 세계일주 투어 상품을 내놨습니다. 약 3개월간 20개국을 방문하는 상품으로 1인당 208만엔(약 2122만원)의 가격이 책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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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일본에서 고가 제품과 서비스 판매가 호조를 이루는 배경으론 부유층이 늘어난 점이 우선 지목됩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순금융 자산 1억엔 이상을 보유한 세대는 2017년 현재 126만가구로 최근 4년간 26%나 증가했습니다. 순금융자산 규모도 같은 기간 24%늘어나 300조엔(약 3060조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되고, 중국경기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일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추세고, 올 10월에는 일본에서 소비세 증세도 예정돼 있는 만큼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일본 내 부유층 대상 상품의 활황이 단순 반짝 활황에 그칠지, 아니면 일본의 소비회복을 주도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지 분기점에 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