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건강검진에서 드루젠 의심된다면…망막 정밀검사 받고 즉시 치료해야
입력
수정
지면A19
노화로 혈류공급 떨어지면 드루젠 같은 노폐물 쌓여건강검진을 받은 뒤 드루젠 의심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고 있다. 드루젠은 망막검사를 할 때 보이는 작고 둥근 황백색 병변을 지칭하는 말이다. 세포 대사로 생긴 노폐물이 망막색소상피에 쌓여 있는 것으로, 드루젠이 많으면 세포가 변형되고 손상될 위험이 크다. 김주영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사진)은 “건강검진에서 드루젠 의심 소견을 듣고 망막정밀검사를 받은 뒤 건성 황반변성을 발견하거나 다른 망막질환을 발견하는 환자가 많다”고 했다. 그는 “방치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방치하면 시력 잃을 수도
드루젠은 노화 때문에 생긴다. 눈의 기능이 떨어지고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드루젠 같은 노폐물이 생긴다. 드루젠 의심 소견을 들었다고 해서 모두 질환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정밀 검사를 거친 뒤 정상 색소침착으로 진단되는 환자도 있다. 만약 정밀검사에서 망막질환이라고 진단받으면 빨리 치료해야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드루젠 의심 소견 진단을 받았다면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하는 이유다.눈을 카메라에 비유했을 때 망막은 시각자극을 시신경으로 전달하는 필름에 해당한다. 망막의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부분이 황반이다. 황반변성은 황반이 변화하는 질환이다. 50세 이상 환자가 많다. 눈의 황반 부분에 드루젠이 생기면 크기와 수, 색소 변화 등 상태에 따라 진행 정도를 구분한다. 건성 황반변성은 드루젠 때문에 황반에 있는 시세포가 파괴돼 중심부 시력이 점차 약해지는 것을 말한다. 최근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건성 황반변성은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습성 황반변성이 생기면 불필요한 혈관이 생겨 시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실명한다.
황반변성 초기에는 시력이 떨어지고 물체가 휘어 보이거나 중심 부분이 보이지 않는 증상이 생긴다. 이외에도 황반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은 많다. 황반주름으로도 부르는 망막전막증은 황반 위에 딱딱한 섬유성 막이 자라나는 질환이다. 망막전막 두께에 따라 증상이 다른데 물체가 휘어 보이거나 서서히 시력이 떨어진다. 수술로 망막 표면에 생긴 막을 없애면 일상생활하는 데 문제가 없다. 다만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생길 위험이 있다.
중심성 망막염은 30~60대 남성 환자가 많다. 황반 아래에 물이 고이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스트레스, 과음, 흡연, 수면 부족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중심성 망막염이 생기면 갑자기 눈 앞에 동그란 동전 모양의 그림자가 생겨 시야를 가린다. 시야가 침침해지는 증상이 생긴다면 의심해야 한다.자연적으로 회복되는 환자가 많지만 환자 30~50%는 재발하거나 후유증이 생기기 쉽다. 눈 건강에 좋은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 카페인이 많은 커피는 삼가는 것이 좋다.
황반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황반원공이 나타나면 갑자기 시력이 떨어진다. 유리체가 망막에서 떨어지면서 황반 조직 일부를 뜯어 구멍이 생기는 질환이다. 황반이 붓는 황반부종 환자도 많다. 황반부종은 당뇨망막병증이나 망막정맥폐쇄 때문에 주로 생긴다. 망막 혈관이 막히면 염증이 생기면서 황반이 붓는다. 시력을 유지하려면 눈에 주사를 맞아 붓기를 빨리 가라앉혀야 한다. 황반부종은 백내장수술을 받은 뒤에도 많이 나타난다.
김 원장은 “망막질환 고위험군인 굴절률 -6디옵터(D) 이상의 고도근시, 고혈압·당뇨 등 전신질환 환자는 6개월~1년에 한 번 망막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평소 기름진 음식보다 생선과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 과일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루테인이나 제아잔틴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