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리스크·실적 악화·관세까지…'3중고'에 빠진 르노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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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넉 달간 32차례 파업르노삼성자동차에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의 장기 파업과 프랑스 본사(르노그룹)의 실적 부진에다 미국 정부의 수입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까지 겹쳤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수탁 생산하는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후속 물량을 못 받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로그 수탁계약은 오는 9월 끝난다.
日 닛산은 르노삼성 견제 나서
로그 후속 물량 못 받을수도
르노삼성 노조는 15일 오전조와 오후조가 4시간씩, 총 8시간 부분파업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넉 달간 32차례(120시간) 파업했다. 르노삼성이 출범한 이후 최장기간 파업이다. 본사 고위임원(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부회장)이 “파업을 계속하면 로그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할 수 없다”고 경고했지만 노조는 파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기본급 인상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을 10만667원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로그 후속 물량 논의를 앞둔 시점인 만큼 기본급을 동결하자고 제안했다. 상급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이 회사 노조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연대하거나 총파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본사 사정도 르노삼성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매출 574억유로(약 73조원)를 기록해 전년보다 2.3% 줄었다고 지난 14일 발표했다. 순이익도 53억유로(약 6조7000억원)에서 34억5000만유로(약 4조4000억원)로 감소했다. 디젤 차량 판매 감소와 유로화 약세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계에서는 르노그룹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일부 공장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르노와 닛산의 갈등도 르노삼성에 불리하다. 르노가 닛산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닛산 차량을 부산공장에 배정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미국 정부가 수입차에 고율의 관세(20~25%)를 부과하면 르노삼성이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받을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다. 르노삼성은 로그를 생산해 전량 미국으로 수출한다. 로그 후속 역시 미국 수출을 염두에 둔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