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노인 53만여명에 공공일자리…실업률 고공행진 지속하나

고령층 구직활동 증가로 실업자 늘어나 고용지표에 부정적 영향 줘

정부가 올해 1분기 이내에 노인 53만5천명에게 한시적 일자리를 앞당겨 공급하는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직접일자리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이에 따라 지난달 고령층 구직활동 증가 등으로 인해 실업률이 급등한 것과 같은 영향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17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3조8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취업 취약계층 96만명에게 한시적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직접일자리 예산이 18%(5천752억원) 증가해 혜택을 받는 취약계층이 13만명 늘어났다.정부의 직접일자리 예산은 올해 전체 재정 일자리사업 예산 22조9천억원 중 16.4%를 차지한다.

직접일자리가 공급되는 계층은 노인이 61만3천735명으로 가장 많다.

모두 8천220억원이 투입된다.이어 여성(6만8천464명), 장애인(1만9천852명), 신중년(1만2천500명)에게도 한시적 일자리가 제공된다.

노인 일자리는 1분기에 전체 규모의 87%에 달하는 53만5천명분(누계)을 앞당겨 공급하기로 했다.

작년 1분기에는 약 70%가량을 공급했던 것에 비교하면 조기 집행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노동부 관계자는 "제공되는 노인 일자리는 3개월, 6개월, 1년 등 기한이나 뽑는 방법이 다양하다"면서 "고령자들은 신체적 활동력 등이 제약돼 취업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제공하는 일자리가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산 상황이 좋거나 이미 한차례 공공일자리에 취업했던 전력이 있으면 응모를 했다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항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1분기에 노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공공일자리 공급을 대대적으로 앞당기기로 함에 따라 고용지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앞서 1월 고용지표에는 정부가 재정으로 지원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미친 영향이 두드러졌다.

정부는 노인일자리 사업 규모를 지난해(4만명)보다 4배 이상 늘려 18만명을 조기 모집해 이 중 14만1천명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그간 일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했던 고령층이 구직활동에 나서면서 실업률이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결과를 낳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전년 같은 달 대비로 40만2천명 늘었다.

이중 취업자가 26만4천명 증가했지만, 실업자 수도 13만9천명 늘었다.

이로 인해 전체 실업자 수 증가 규모(20만4천명) 중 3분의 2 이상이 60세 이상 실업자가 차지했다.

60세 이상 실업률은 7.4%로 전년 동기 대비로 2.8%포인트 치솟았다.

2010년 2월(3.9%포인트) 이후 최대 상승 폭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팔랐다.

고령층 실업률이 급등하면서 전체 실업률은 4.5%로 1년 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1월 기준 실업률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있었던 2010년(5.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실업자는 중졸 이하에서 59.2%인 10만4천명, 고졸에서 20.6%인 8만5천명 각각 늘어났다.

대졸 이상은 3.4%인 1만5천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 관계자는 "정부 직접일자리 사업은 고용지표에 대부분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1월에는 모집공고가 난 직후 조사가 이뤄져 노인일자리에 응모하는 경우 실업자로 잡혔는데, 2월부터는 비경제활동인구에서 바로 취업자로 잡힐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달 이미 고용지표에 영향을 상당히 미쳤기 때문에 실업률 등에 영향이 지속하겠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직접일자리 사업은 단기적으로 취업자를 늘리는 고용대책으로, 돈을 뿌리는 것이지 지속성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