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지표 흔들린다고 무서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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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연의 글로벌 브리핑 (20)

이제 연방정부 셧다운은 끝이 났고 얼마나 안 좋을 게 나올지 그 지표들을 하나둘씩 열어보는 과정이다. 작년 말부터 열심히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애쓰던 중국은 이제 겨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수를 하락에서 돌려놓은 상태다. 벌써 마음이 좀 진정되는 것 같지 않은가.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자.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이라고 한다. 안 좋은 수치임은 맞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 등을 빼고 본 근원소비자물가는 나쁘지 않았다.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이다. 게다가 미국은 ISM(공급관리협회) 제조업지수의 신규 주문이 반등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또 연준이 다시 긴축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면서 호들갑을 떨고 두려워할 것인가.
모든 경제지표가 아주 좋지 않으면서 완만한 성장을 보인다는 것은 지금 상황에 가장 필요한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양호했던 것처럼 생산자물가도 양호했다면, 또 소매판매까지 괜찮다면 미 중앙은행(Fed)에는 좋은 핑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Fed는 데이터에 의존한 결정(data-dependent)이라는 말로 경제지표가 나오는 것에 따라 유연하게 긴축의 강도를 조절한다고 했다. 지속적으로 지표가 좋게 나온다면 시장에는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미국 경기와 다른 나라 경기의 차이가 오랜만에 다시 벌어지면서 단기적으로 강달러가 나오는 것이 우리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의 경제지표의 오락가락함은 그야말로 딱 긴축을 할 필요는 없을 정도의 완만한 경기 성장과 물가 상승이다. 통화정책을 변경하면서까지 시장을 건드릴 필요 없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