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 車연구소 "한국은 관세폭탄 피할 것"

美 상무부는 "수입차, 국가 안보에 위협" 결론 냈는데…

5개 시나리오서 모두 제외
"美 주요 타깃은 독일과 일본"
미국 유력 자동차연구소가 자국 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미 상무부가 최근 ‘수입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내린 직후 나온 예상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는 지난 16일 ‘미국 자동차 무역정책이 소비자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자동차 및 부품 관세 부과를 5개 시나리오로 나눠 분석했다. 이들 5개 시나리오 모두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가정했다.

연구센터는 첫 번째 시나리오를 통해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3개국만 관세를 면제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작년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 대신 수입물량 쿼터(할당제)를 얻어냈는데, 이번에도 관세를 피해 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반면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상당수 국가는 관세 부과 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센터의 나머지 4개 시나리오는 △EU만 부과 △EU를 탈퇴하는 영국만 부과 △일본만 부과 △캐나다와 멕시코, 한국, EU, 영국,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부과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이 무역협상을 진행 중인 EU, 영국, 일본 등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한 것 같다”며 “결국 주요 타깃은 독일과 일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관세 부과에 대한 결정권을 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측 불가라는 분석이다. 한국 정부도 이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미국이 EU, 일본과 벌이는 무역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고 25%에 달하는 ‘트럼프발(發) 수입차 관세폭탄’이 현실화하면 한국 자동차업계는 ‘재앙’을 맞는다. 연간 81만 대 이상 한국 자동차의 대미(對美)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25%의 관세를 맞을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 무역수지 흑자가 연간 최대 98억달러(약 11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