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맏형처럼 끌어안겠다" vs 오세훈 "저를 버리지 말라"

김진태 "촛불에 도망갈 때 당 지켰다"
TK서 두 번째 합동연설회서 '총선승리·정권탈환' 적임자 놓고 경쟁
'5·18 모독' 징계유예 김순례 "살려달라"에 김진태 지지자 '환호'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들은 18일 한국당 텃밭으로 통하는 대구에서 당심 쟁탈전에 나섰다.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후보는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에서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할 적임자가 누구인지를 놓고 경쟁했다.

높은 여론조사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세론'을 등에 업은 황 후보는 지난 충청·호남권 연설회에서부터 강조해온 '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반면 '박근혜 극복'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오 후보는 '총선 효자론'과 함께 "버리지 말아달라"며 감성을 자극했다.황 후보는 "누구는 이래서 안 되고, 누구는 저래서 안 된다며 서로 손가락질만 하다가 망하지 않았는가"라며 "자기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당을 망치고 나라를 망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그렇게 하지 않고 모두를 끌어안고 가겠다.

맏형처럼 든든하게 당원들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황 후보는 문재인정권에 대해서는 "귀족노조, 전교조, 주사파 세력들만 떵떵거리고 있고 불쌍한 국민은 죄다 죽을 지경"이라며 "한마디로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5천만 국민은 핵 인질이 될 위기인데 김정은에게 돈 퍼줄 궁리만 하고 있다"며 "정권의 폭정과 폭주를 막아내 총선압승과 정권 교체를 이끌 힘 있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9년 동안 죽어있었다.여러분이 오세훈을 버리신다면 이제 더이상 버틸 힘이 없다"라며 "정말 뛰고 싶다.

일하고 싶다.

버리지 말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선거는 박빙의 승부인데, 지금 이 자리에서 듣기 좋은 얘기, 속 시원한 얘기를 잘한다고 내년 총선에서 '효자노릇' 할 수 있나"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과 더 가깝다고 하면 국민이 표를 주시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일각에선 또 다른 친박(친박근혜)신당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친박 논쟁에 머물러 있다"라며 "대구·경북이 이제 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후보는 또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유승민을 지지한 920만표를 가져와야 하는데 우리 셋 중 누가 그 표를 가져오겠느냐"면서 "그런데 김진태에게 묻혀버렸다.

개혁보수 우파여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오 후보는 "보수의 가치를 지키다 쓰러진 장수를 내치지 말아달라"는 말을 끝으로 7분의 제한된 시간이 지나 마이크가 꺼진 후에도 한동안 연설을 이어갔다.
김진태 후보는 연단에 등장하자마자 지지자들이 일제히 일어나 피켓을 흔들며 '김진태'를 연호했다.

객석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 김 후보 지지자들은 김 후보가 한 문장씩 이어갈 때마다 환호로 답했다.

김 후보는 "촛불에 놀라 다 도망갈 때 끝까지 당을 지킨 사람이 누구인가.

왔다 갔다 한 사람, 기회를 엿본 사람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라며 "어디를 가나 '김진태'를 외치고 있다.

지금 여러분이 보고 계신 대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5·18 망언'으로 당 윤리위에서 징계유예 중인 김순례 최고위원 후보가 등장하자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이 피켓을 흔들며 환호했다.

김순례 후보는 "제가 매일 죽고 있다.

자고 나면 저는 죽어있다"라며 "그런데 저는 살고 싶다.

살아나야겠다.여러분 살려주시겠나"라고 호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