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차세대 전력망·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집중 투자

새 성장동력 찾는 기업들
효성이 구축한 울산 경동 수소충전소. /효성그룹 제공
효성그룹은 친환경에너지와 신소재를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등은 각 사업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50여 년 가까이 축적된 송·배전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정지형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등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효성은 국내 최초로 전압형 HVDC에 대한 실증을 완료했다. 한국전력, 전기연구원 등과 함께 2021년까지 주요 부품의 국산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교류전력을 고압직류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변환해 공급하는 방식이다. 장거리 송전을 할 때 교류방식에 비해 송전효율을 높일 수 있는 데다 안정성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세대 전력망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STATCOM은 송전 과정에서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시켜 손실되는 전력을 줄이고 송전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효성은 지난해 10월 한국전력의 신영주 및 신충주 변전소에 세계 최대 규모의 STATCOM 설치를 완료했다. 효성은 STATCOM 및 HVDC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글로벌 전력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 부문과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ESS는 일종의 대형 배터리 시스템으로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많을 때 사용할 수 있다. 발전량이 가변적인 태양광·풍력 발전설비의 필수설비다.지난해 효성의 ESS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 효성은 국내 시장 점유율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세계 각국 시장도 노리고 있다. 최근 이들 국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방침을 발표했다. 글로벌 ESS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효성은 글로벌 ESS 시장에 적극 진출해 5년 내 글로벌 톱3 업체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고 수소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정부의 최근 정책 발표와도 맞물린다. 효성은 수소충전소 시스템 시장 점유율 1위(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2017년 울산 테크노파크 등 4곳의 수소충전소 사업을 수주했다. 광주 자동차부품연구원 등에 수소충전시스템 관련 사업도 따냈다. 지난해에도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휴게소 4곳과 현대자동차가 발주한 국회, 강동구 수소충전소 사업을 수주했다. 효성은 2000년부터 친환경차 보급사업에 참여해 압축천연가스(CNG) 충전기를 납품하면서 수소충전기 관련 기술을 쌓아왔다. 수소가스 냉각시스템, 수소가스 압축 패키지 등 주요 부품을 국산화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